안과 시술용 '냉각 마취기기' 개발, 70억원 투자 받은 UNIST 교수

입력 2020-01-01 17:41   수정 2020-01-02 00:39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김건호 기계항공 및 원자력 공학부 교수(사진)가 창업한 리센스메디컬이 LB인베스트먼트, KB증권, BNK증권 등에서 7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마취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안과 질환자들의 시술 부위를 10초 내에 초고속 마취하는 냉각마취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안질환 치료에는 환자 안구 내에 약품을 주사하는 안내주사요법(IVT)을 사용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약물에 의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 리센스메디컬의 냉각마취 기술은 약물 투여 없이도 냉각마취기기를 시술 부위에 접촉만 하면 IVT보다 최고 3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신경을 마취한다. 세포 손상과 약물 부작용이 전혀 없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유용한 기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세포 내 고속정밀 열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신경 전달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급속 냉각마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마취 및 염증성 질환 치료 등의 효과와 관련한 정량적인 냉각온도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안과 냉각마취기기는 미국에서 임상 1상을 마치고 2상 중이다. 미국 안과 전문병원 두 곳에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50회 이상 시술해 냉각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드 노보(de Novo)’ 적합 판정도 받았다. 드 노보는 FDA에서 신개념 헬스케어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 안전성을 갖추면 허가과정을 간소화하거나 면제해주는 사전승인 프로그램이다. 회사 관계자는 “1년 내 세계 최초로 냉각마취기기에 대한 FDA 제품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센스메디컬은 정밀 온도 제어가 가능하고 냉각 분사 반응성이 높아 여드름 등 염증성 피부질환을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염증성 피부질환 정밀냉각치료기기’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편리함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냉각마취기술을 의료분야에 확대 보급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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