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사건과 '화성 초등생 김 모양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춘재(56)가 "자살을 하려다 우연히 김 양을 만나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또 8차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대해서는 "술을 마신 후 우연히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지난해 9월 자신이 저지른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강간 등 성범죄를 자백할 당시 김 모양 실종사건의 범행 경위를 자백했다.
이씨는 경찰에게 "그냥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살하려고 야산에 올라갔는데 한 어린이가 지나가길래 몇 마디 대화하다가 일을 저질렀다"며 "목을 매려고 들고 간 줄넘기로 어린이의 양 손목을 묶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허위 자백 강요 등으로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인 화성 8차 살인사건을 저지르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씨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다가 대문이 열려있는 집이 보였다"며 "방문 창호지에 난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봤는데 남자가 있었으면 그냥 가려고 했지만, 여자가 자고 있어서 들어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는 범행의 구체적인 동기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는 자신의 내면이 드러날 수 있는 성욕과 같은 단어는 일절 사용하지 않아 범행 동기와 관련한 특별한 진술은 아직 없다"며 "범행 경위도 이춘재의 일방적인 진술이어서 이를 통해 범행이 계획적이냐 우발적이냐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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