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형 바이오주 시대 도래”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주로 구성된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21.5%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7.7% 오른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를 비롯해 상당수 바이오주의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결과다.
시장에선 바이오 주도주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기관투자가 등 ‘큰손’들이 대형 바이오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30일 1년 최고가(장중 44만2000원)를 새로 썼다.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여섯 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미국에서 온트루잔트(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와 종양질환 치료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SB8) 출시가 기대된다.
셀트리온도 올해 영업이익이 46%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작년 말 트룩시마(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허쥬마(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발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주요 보톡스 업체들도 수출을 통한 이익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휴젤은 올 3분기께 중국 시장에서 보툴렉스(보톡스 상품명)를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판매가 허가되면 해외 도매채널의 화장품 매출과 보툴리눔 톡신 수출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3상 내놓는 한올바이오 주목
투자자들은 올해 신약 개발 바이오주에는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망스러운 임상 결과로 주가가 한순간에 급락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올해는 투자자들이 신약의 상품성, 특허권 보호전략, 생산시설 구축, 판매능력 등을 꼼꼼하게 따져볼 수밖에 없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구개발(R&D) 비용을 과도하게 쓰거나 임상 초기 단계 또는 높은 난도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주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상 성공 기대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 과정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HL036)의 미국 3상 톱라인(중요 결과) 발표가 이르면 이달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HL036은 2상에서 이미 기능과 부작용 면에서 경쟁약물 대비 우위의 데이터를 보여줬다”며 “3상 결과에 따라 기술수출 기대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약품, 지트리비앤티, 엔지켐생명과학 등 종목도 올해 주요 신약의 임상 2~3상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에페글레나타이드(당뇨 치료제)는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올 하반기 3상을 끝내고 내년에 허가를 신청한다는 목표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EC-18)를 개발 중인 엔지켐생명과학도 올 3월 미국 2b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진홍국 연구원은 “이달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EC-18을 기반으로 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기술수출 계약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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