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안보는 버핏…넘치는 정보 대신 가치변화 주목

입력 2020-01-02 15:04   수정 2020-01-02 15:05


불과 며칠 사이지만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새로운 시작엔 새로운 결심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고, 어른들은 돈을 더 열심히 벌겠다고 합니다. 건강에 나쁜 담배를 끊고 술도 줄이고, 건강에 좋은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도 합니다.

신년이 되면 각종 리서치와 설문 자료가 범람합니다. 펀드매니저가 사는 주식, 강남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과 형태, 프라이빗뱅커(PB)들이 선택한 금융상품이 기사에 등장하고, 상저하고나 상고하저의 타이밍 자료가 더해집니다. 이제 투자도 해외로 확대되고, 전통상품에 대안투자상품이 더해집니다. 세상은 넓고 여전히 할 일은 많습니다.

신년부터 경제신문은 반드시 읽고, 각종 리포트도 잘 챙겨보면서 더 나은 재테크, 자산관리를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천이 쉽지 않습니다. 2020년이 돼도 하루는 여전히 24시간이지 48시간으로 늘어나지 않습니다. 지쳐서 번아웃되지 않으려면 투자를 어떤 자세로 볼 것인지, 어떻게 자료를 선택하고 버릴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투자의 신, 워런 버핏을 다시 소환해보겠습니다. 버핏은 극도의 절제된 삶을 살아갑니다. 50년이 넘게 같은 집에 살고, 오래된 중고차를 직접 운전합니다. 먹는 음식은 햄버거와 체리코크이고, 하루의 일상도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임직원들과 농구나 카드게임을 하고, 도서관 같은 사무실에서 기업 분석 리포트를 읽습니다. 시가총액 600조원이 넘는 회사, 특히 투자를 업으로 하는 회사를 경영하면서 이렇게 세상과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랍습니다. 그가 이렇게 여유 있는 삶을 사는 것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서일까요. 그는 많은 투자자가 가장 많이 시간을 투자하는 뉴스 읽기와 시세 보기를 하지 않습니다. 빠른 뉴스보다 정확한 정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세를 보지 않는 것은 남들이 보는 세상보다 자신이 보는 세상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접하는 소음 가득한 뉴스나 순간의 가격 변화보다 고향인 오마하에서 접하는 소음이 제거된 정보와 긴 호흡의 가치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스·시세 보지 않는 버핏

이런 자신감은 버핏이 과학자처럼 근본 원인인 핵심에 집중하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행동들은 기존 방식과 크게 다릅니다. 복리의 초점이 재투자에 있기에 배당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안정적인 비즈니스에만 투자하기에 투자 역사가 짧았던 2000년대의 애플은 투자 대상이 되지 못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험회사를 인수해 세금을 절약했고 유보이익세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최고경영자(CEO)인 자신에 대해 최소한의 연봉(10만달러)을 제공함으로써 주주로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칼럼 ‘투자, 네 가지 차원에서 의사 결정하라’에 나오는 것처럼 그는 철저히 분석해 수익률을 올리고, 변동성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장기투자를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주식 매수 방법은 10년 뒤의 주가(10년 뒤 EPS와 평균 PER 이용)를 전망하고, 매수 여부를 판단합니다. 예측이 힘들고 변동성이 심한 기업은 투자에서 배제하면 그만입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지 않으면 치지 않는다거나,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만 투자한다는 표현을 씁니다.

투자는 크게 두 가지 형태를 가집니다. 하나는 스토리 투자이고, 하나는 과학 투자입니다. 스토리 투자는 대부분 주인공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강자들입니다. 트럼프가, 파월이, 청와대가 그들입니다. 그들에 의해 주가가 오르고 금리가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움직입니다. 정책과 제도가 세상을 바꿉니다. 주연인 강자의 움직임에 따라 조연들이 움직입니다. 외국인과 기관, 개인들이 반응하면서 가격이 출렁입니다. 가격이 변하면 승자와 패자가 구분됩니다. 외국인이 승자, 기관이 승자, 가끔은 스마트한 개인들의 승리는 크게 이슈가 되기도 합니다. 처음이 쉽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는 투자는 너무 힘겹습니다. 쏟아지는 뉴스와 가격에 반응해야 합니다. 스토리 투자는 매일 새로운 이야기가 더해지는 힘겨운 투자입니다.

투자는 스토리·과학 형태 지녀

다음은 과학 투자입니다. 과학은 단순합니다. 금융자산은 현재 가치로 거래됩니다. 현재 가치는 미래에 발생한 현금 흐름을 할인하는 것입니다. 현금 흐름은 경기와 관련이 있고, 할인율은 물가에 의해 변화하기에 경기와 물가가 세상을 바꿉니다. 채권은 현금 흐름이 이자와 원금으로 정해져 있고, 주식은 기업 이익이 변화하기에 손익계산서의 순이익을 충분히 긴 기간으로 측정해 미래 순이익을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학 투자는 프레임을 이해하는 처음이 어렵지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해지는 투자입니다.

‘위학일익 위도일손(爲學日益 爲道日損)’이란 글이 있습니다. ‘배우는 것은 날로 더하는 것이지만, 도의 길은 날로 덜어내는 길’이란 뜻입니다. 스토리의 투자는 더하기 중심의 위학일익 투자입니다. 과학의 투자는 빼기 중심의 위도일손의 투자입니다. 알고 행하고 성취하는 즐거운 투자, 행복한 투자를 위해서는 과학의 태도, 위도일손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최일 이안금융교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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