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창당을 추진 중인 ‘비례대표 위성 정당’이 2일 윤곽을 드러냈다. 비례 정당의 당명이 ‘비례자유한국당’으로 잠정 결정된 데 이어 선거 전략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한국당 사무처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명을 비례자유한국당으로 하는 비례 정당의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했다. 곧 정식 창당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달 중 비례 정당 창당대회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선거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비례 정당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의견 수렴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며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을 중심으로 최대한 많은 현역 의원이 비례자유한국당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여 명의 현역 의원들을 비례 정당으로 이동시켜 비례대표 의석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공천 쇄신 효과까지 거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총선에서 한국당과 비례 정당을 ‘기호 2번’으로 통일시키려는 한국당 계획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역구 선거 투표용지의 기호 2번은 한국당을, 비례대표 선거용지의 2번은 비례 정당을 넣어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었다. 의석수에 따라 차례대로 매겨지는 기호를 고려해 비례 정당의 의석수를 약 30석 규모로 꾸린 뒤 더불어민주당, 한국당에 이어 ‘원내 3당’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은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 비례자유한국당이 기호 2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그러나 “한국당이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더라도 공직선거법 150조에 따라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에선 기호 2번을 부여받게 될 것”이라며 “비례자유한국당은 기호 3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입당이 보류됐던 인사들의 재입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황교안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나라를 위해, 또 당을 위해 다시 노력할 기회를 드린다는 차원에서 입당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입당 허용 대상은 장윤석·성윤환·류성걸·조해진 전 의원, 박승호 전 포항시장 등이다.
총선 공천을 책임질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당 추천위원회는 이날 후보군을 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박찬종 전 의원,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10여 명으로 압축했다. 추천위는 이번주 내로 2~3배수의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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