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투협회장 "자본시장 역할 점차 중요…새로운 방향 나아가야"[전문]

입력 2020-01-02 17:01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2일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국면이 지속되면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며 "추락한 업계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나 협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은 그동안 은행 중심으로 발전해온 금융 정책, 신사업 발굴에 비우호적인 규제 환경, 성숙하지 못한 투자문화 조성 등의 영향으로 다른 금융선진국에 비해 더딘 성장세를 보여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의 역할 강화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등 국민 자산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환경 구축 △모험투자 및 혁신기업을 적극 발굴하는 금융생태계 조성을 통한 자본시장 미래역량 확보 △사모펀드, 부동산신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일변 정책의 노선변경을 위한 회원사 건의 채널 확대 △시장 중심의 선제적 자율규제로 불완전 판매 근절과 금융당국 및 국민의 금융이해도 제고 방안 동시 추진 등의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 제구포신(除舊布新,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의 마음을 품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협회를 회원사 지원 중심의 효율적 조직, 신속한 의사결정과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는 조직, 열정 소통 변화의 조직 문화가 정착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협회장은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안정성만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조직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과창출형 인사, 예측가능한 인사 등으로 선도적인 가치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회원사와 함께하는 혁신 TF 등을 통해서 회사와 직원이 상호 윈윈(Win-Win)하는 혁신방안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금융투자협회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융투자협회 제5대 회장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이 자리를 통해 높은 이상과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 업계를 위해 헌신하셨던
故 권용원 회장님께 깊은 감사와 애도를 전합니다.

또한 지난 2년 간 우리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뛰어주신 금융투자업계 및 협회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지난 한 해, 우리 자본시장은 롤러코스터 같은 1년을 보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미 국채 장·단기 금리가 12년 만에 역전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었으며, 홍콩을 비롯한 범세계적인 반정부시위 격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되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주가지수가 박스권에 갇힌 양상을 보이는 중에 DLF 투자 피해 등 사모펀드시장 전반에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녹록치 않은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소정의 성과는 있었습니다.

상반기 중에는
자본시장 활성화 특별위원회와 함께 혁신성장 파트너, 국민 노후보장?자산관리 동반자로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안을 건의하였고, 23년 만에 증권거래세 인하를 이끌어내면서 추후 손익통산, 손실이연 등 자본시장 세제개편을 위한 첫 걸음을 떼기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기금형 및 디폴트 옵션,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안 마련 등 고령화시대에 대비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를 통해 자산운용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였으며, 차이니즈 월을 비롯한 일부 영역에 원칙중심규제를 도입해 시장 친화적 규제 개선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졌고,자본시장에 대한 대외 이미지도 크게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시장의 위기를 말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옵니다.

저희 협회는 지난 몇 년 간 회원사를 대표하여 시장 친화적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정부 및 국회와 소통 채널을 굳건히 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그간 협회가 조율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왔다면,저는 거기에 더해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선제적인, 협상자이자 중재자로서의 협회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양측의 의견을 청취하고, 상호 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대안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회원사와 정부를 설득해, 양측이 납득할만한 정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한다면, 정부와 회원사 모두 만족할만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협회 임직원 여러분이 그간 얼마나 업계와 소통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간의 노력과 경험에 비추어 볼 때,우리 조직이 그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 자본시장은 그동안 은행 중심으로 발전해온 금융 정책,신사업 발굴에 비우호적인 규제 환경, 성숙하지 못한 투자문화 조성 등의 영향으로 다른 금융선진국에 비해 더딘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저성장?저금리?고령화 국면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투자 상품을 개발?발굴하고,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관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자본시장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①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등 국민자산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환경 구축 ② 모험투자 및 혁신기업을 적극 발굴하는 금융생태계 조성을 통한 자본시장 미래역량 확보 ③ 사모펀드, 부동산신탁, PF 등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일변 정책의 노선변경을 위한
회원사 건의 채널 확대 ④ 시장 중심의 선제적 자율규제로 불완전 판매 근절과 금융당국 및 국민의 금융이해도 제고 방안 동시 추진 등의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우리는 추락한 업계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하여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고민하며, 더 많이 뛰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금융투자협회 임직원 여러분!지난 35년 간 제가 몸담아온, 평생 제 삶과 함께 한 우리 자본시장을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장이라는 자리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 또한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한 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이제는 바야흐로 제구포신(除舊布新,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의 마음을 품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저는 협회를 회원사 지원 중심의 효율적 조직, 신속한 의사결정과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는 조직, 열정?소통?변화의 조직 문화가 정착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때로는 맨 앞에서 직접 발로 뛰고, 때로는 허심탄회하게 여러분의 이야기를 경청하겠습니다.

조직의 안정성만을 고집한다면 현재의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없으며,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해야 합니다.

성과창출형 인사, 예측가능한 인사 등으로 선도적인 가치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회원사와 함께하는 혁신 TF 등을 통해서 회사와 직원이 상호 Win-Win 하는 혁신방안을 만들고자 합니다.

앞으로 자본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키고,제2의 도약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 단순히 업계 이익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성장과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조직이 되도록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뛰겠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여러분과 함께 기꺼이 그 길을 함께 가겠습니다.

우리 업계 및 협회 임직원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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