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처럼 막힘없이…'슈퍼 간선급행버스' 달린다

입력 2020-01-02 17:15   수정 2020-01-03 00:40


인천 계양·경기 부천 대장과 성남, 경남 창원, 세종 등 다섯 곳에 기존 간선급행버스(BRT)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킨 ‘S(Super)-BRT’가 도입된다. S-BRT는 기존 BRT와 달리 교통신호를 받지 않고 달리다가 정류장에서만 멈춰 ‘도로 위의 지하철’로 불린다. 올해부터 계획 수립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이르면 2024년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근 지하철역과 연결”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S-BRT 표준 지침’을 마련하고 이들 다섯 곳을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선정된 지역 중 인천 계양·부천 대장은 지난해 3기 신도시로 지정됐다. 이곳에 들어서는 S-BRT 노선은 총길이 17.3㎞며, 서울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 5·9호선 김포공항역, 인천 1호선 박촌역과 연결된다. 부천종합운동장역은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은 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정차역이다. 두 개의 신도시와 인근 지하철역을 S-BRT로 연결하면 도심 출퇴근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의 또 다른 S-BRT 노선은 인하대부터 서인천까지 9.4㎞ 구간으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 운영 중인 청라~강서 BRT와 연결해 인천~서울 간 광역 BRT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경기 성남 S-BRT는 남한산성입구부터 모란역사거리까지 총길이 5.2㎞다. 구도심 주요 도로인 산성대로의 버스서비스를 고급화하고 지하철(분당선, 8호선)과 주요 간선도로(성남대로)의 연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경남 창원 S-BRT는 도계광장부터 가음정사거리까지 9.2㎞ 구간에 들어설 예정이다. 세종에선 BRT가 운영 중이다.

국토부는 정류장 첨단화, 전기·굴절버스, 우선신호시스템, 사전요금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해 신규 노선 운영에 앞서 세종에서 S-BRT 실제 모습을 엿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진홍 국토부 간선급행버스체계과장은 “S-BRT는 도시철도 대비 절반의 건설 기간에 10분의 1 정도 비용으로 지하철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비용·고효율 대중교통 수단”이라며 “올해 광역교통시행계획, BRT종합계획 등에 반영한 뒤 이르면 2024년부터 운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류장 외엔 정차 안 한다”

국토부와 대광위는 ‘S-BRT 표준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2004년 서울, 경기, 세종 등 총 24곳에 BRT를 도입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서비스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BRT는 세종과 청라 등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앙버스전용차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새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은 전용주행로, 정류장 시설, 차량 운영 시스템 등 다섯 개 분야에서 S-BRT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했다. 특히 목표 서비스 수준으로 급행 기준 평균 운행속도를 시속 35㎞로 제시했다. 일반버스 평균 속도인 시속 25㎞에 비해 40% 빠르다.

이와 함께 지침에 따라 S-BRT가 도입되면 일반도로와 분리된 전용도로, 입체화된 교차로(또는 우선신호), 추월차선을 활용해 지하철처럼 정류장에서만 정차하게 된다. 정류장도 개선해 눈, 비, 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폐쇄형 또는 반개방형으로 설치한다. 수소·전기버스 등 친환경 차량을 우선 운행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출퇴근 시간에는 굴절버스 등 대용량 차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하철 등 주요 연계 교통수단까지의 환승거리를 최소화하고 운행시간표를 연계해 환승 편의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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