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모든 것을 어중간하게 잘 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단 하나의 역량을 확실하게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 각 계열사가 ‘어중간하게 잘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는 주문과, ‘핵심 역량을 더 키우자’는 방향성을 함께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책 ‘아웃라이어’로 유명한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고추냉이 벌레’ 비유를 들어, “관습의 달콤함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추냉이 속 벌레는 이보다 달콤한 세상이 없다”며 “자기가 사는 작은 세상만 갉아먹다 결국 쇠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성공의 틀에서 효율만 추구하다 보면 모든 것이 현재의 조건에 맞도록 최적화 되고, 이 과정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며 “모호함과 복잡성을 동시에 수용해야 하는 세상에서 고객의 불만,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고객에게 광적인 집중을 하라”는 주문도 했다. 그는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아 가장 본연적인 경쟁력, 즉 머스트 해브(must have)를 확보하는 것과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초격차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금을 “비상이 일상이 된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더 잘 하는 것(do better)에 머물지 말고, 다르게 행동해(do differnt)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인력 확보, 투자 등에 아낌 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수립하라”는 주문도 했다. “최근 수 년 간 사업 방식의 변화와 조직 문화 개선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도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보다 업계의 대응방식에 적당히 타협한 것”을 꼽앗다.
정 회장은 “임원들이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 돼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게 평가제도를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화장품 업계를 이끌고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혁신 상품을 선보이자”고 말했다. 서 회장은 “하나의 상품군에서도 수 천개의 브랜드와 제품이 경쟁하는 시대”라며 “아모레퍼시픽이 시대 정신을 반영하고 고유의 스토리를 품은 독보적인 브랜드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의 모든 면에서 선진 기업과 견줄 수 있는 역량과 경쟁력을 갖추자”고 말했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정의롭고 역동적인 회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신뢰에 기반한 정의로운 회사가 될 때 회사 전체가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안재광/민지혜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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