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 ‘프레지던스자이’(개포4단지 재건축) 아파트가 1순위 청약에서 최고 283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구에서 처음으로 분양된 단지다. 지난주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호반써밋송파 1, 2차’의 당첨자 청약 가점은 최고 79점을 기록했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고 입주 시점에 시세가 15억원이 넘으면 대출도 받을 수 없지만 ‘시세 차익’을 노린 현금부자가 대거 청약통장을 던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정부 규제로 분양가격이 뚝 떨어지자 대출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들이 강남권 분양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올해는 청약 가점이 적어도 65점을 넘어야 서울에서 당첨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남 청약 과열
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개포동 ‘프레지던스자이’ 232가구 모집에 1만5082명이 몰려 평균 6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개포동에 들어서는 ‘프레지던스자이’는 35개 동으로 최고 35층, 총 3375가구로 조성된다. 전용 39㎡를 제외하고 모든 가구의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고, 전용 45㎡부터는 시세가 15억원 이상으로 잔금 대출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이 단지의 1순위 청약경쟁은 뜨거웠다. 전용 85㎡를 초과해 절반을 추첨으로 뽑는 전용 102~114㎡ 주택형의 경쟁률이 높았다. 1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102㎡A에 283명이 청약통장을 던지면서 이날 최고 경쟁률인 283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102㎡B는 262 대 1로 두 번째로 경쟁률이 높았다. 이어 10가구를 모집하는 전용 114㎡B에 2150명이 몰려 21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전용 78㎡C(15가구)가 13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에서 가장 작은 주택형으로 특별공급에서 38 대 1을 기록한 전용 39㎡(31가구)는 57 대 1을 기록하는 등 완판에 성공했다.
특히 전용 39㎡는 방 한 칸과 욕실 겸 화장실, 거실을 갖춘 주택형임에도 3자녀 이상 가구주가 지원하는 ‘다자녀 특별공급’(5가구)에 133명이 몰렸다. 청약에 당첨되면 최대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로또 단지’여서 대출 없이 10억원 이상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현금부자가 대거 뛰어들었다. 인근 신축 단지인 ‘래미안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84㎡ 호가는 25억~26억원 선이다. ‘프레지던스자이’ 분양가(15억7300만원) 대비 10억원 이상 높다.
호반써밋송파 최고 가점 79점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반년 만에 분양된 ‘호반써밋송파’의 청약 커트라인도 높게 형성됐다. 이 단지의 평균 청약 커트라인은 61.7점을 기록했다. 인근 송파구 장지동 ‘송파푸르지오’ 등 주변 시세와 비교해 4억원 이상 분양가격이 저렴해 가점 64점 이상(3인 가족 기준 만점) 청약 고점자가 몰렸다.
‘호반써밋송파 2차’는 해당·기타지역에서 모두 당첨 최저 가점이 60점을 넘겼다. 당첨가점이 최저 61점에서 최고 79점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하는 모든 가구가 전용 85㎡ 초과여서 분양 물량의 50%는 가점제로, 나머지 50%는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별했다. 당첨 최고 가점은 4가구를 모집한 108㎡T에서 나왔다. 최고·최저 모두 79점이었다. 가장 가구 수가 많은 108㎡A(474가구)는 해당지역에서 최저 64점, 최고 74점을 기록했고 기타지역에서는 최저 65점, 최고 79점을 기록했다.
‘호반써밋송파 1차’의 당첨가점은 최저 59점에서 최고 79점이었다. 당첨 최고점(79점)은 전용 108㎡A(507가구)의 기타지역 모집에서 나왔다. 이 두 단지는 지난달 26일 1순위 청약에서 16.1 대 1(1차)과 33.9 대 1(2차)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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