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경비업체의 감시가 일시 중단된 틈을 타 레바논으로 도주했다고 4일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의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감시를 중단시켜 쉽게 도주하기 위해 경비업체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발표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곤 전 회장의 변호인인 히로나카 준이치로 변호사는 작년 7월 곤 전 회장이 자택 주변에서 누군가에게 감시를 받고 있고, 외출하는 곳까지 미행을 당하고 있다며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후 히로나카 변호사는 지난달 25일 변호인단의 조사 결과, 곤 전 회장은 도쿄도 내 경비업체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며 해당 업체를 경범죄법 및 탐정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19일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축소 기재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후 판매 대리점에 지원된 닛산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특별 배임 혐의까지 적용돼 일본 검찰에 기소됐다. 작년 3월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후 한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났다.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다.
산케이에 따르면 닛산은 곤 전 회장이 자신의 혐의와 관련 자사 직원들과 접촉해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업체를 고용해 감시하고 있었다.
닛산 측은 곤 전 회장 측이 형사고소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달 29일 감시를 일시 중지했고, 곤 전 회장은 당일 오후 자택을 빠져나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한편 터키 당국은 곤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7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일본을 탈출한 곤 전 회장의 자가용 비행기가 지난달 30일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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