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악 산불에 긴급 대피령…예비군 최대 동원까지

입력 2020-01-05 13:20   수정 2020-04-04 00:01


역사상 최악의 호주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호주 남부에서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온과 강풍이 더해지며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0도 이상으로 치솟은 기온과 강한 돌풍이 수백 개의 산불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새로운 산불이 속속 일어나고 기존 산불도 봉쇄선을 뚫고 퍼지며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호주 기상청(BOM) 대변인은 "시드니는 서부 교외인 펜리스에서 사상 최고인 섭씨 48.1도를 기록했고, 호주 수도인 캔버라도 역대 최고인 42.9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호주는 한여름으로 이들 도시 기온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각해지는 상황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TV 기자회견을 통해 예비군 3000명을 동원해 진화를 돕도록 지시했다. 모리스 총리는 "오늘의 결정으로 더 많은 군인이 지상에 배치되고 더 많은 항공기가 하늘을 날며 더 많은 배가 바다에 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은 "이렇게 많은 예비군이 소집된 것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라며 "우리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9월 말부터 발생한 산불로 지금까지 모두 23명이 사망했다. 특히 일부 산불은 엄청난 열을 발산시켜 자체 화염 토네이도를 일으킬 정도로 발달했다. 이에 지난달 30일 뉴사우스웨일스주 농촌소방대(RFS) 트럭이 화염 토네이도에 전복돼 타고 있던 소방대원 한 명이 순직했다.

지금까지 주택 1500채 이상이 손상된 가운데, 대략 벨기에나 하와이의 2배 면적이 불탄 것으로 추산된다. 산불이 뉴사우스웨일스 변전소 2곳과 송전선을 앗아가면서 이 지역 근 800만 가구와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가 순환 정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호주 인구 밀집지역인 동남부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3개 주에서 1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빅토리아 주정부는 14만 명 주민을 비롯한 피서객에 대피령을 내리며 "떠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떠나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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