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바이브 측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음원 사재기 의혹 방송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긴 시간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해명했지만, 제대로 방송되지 않았고 되레 오해를 부르게 편집됐다는 입장이다.
바이브 소속사 메이저나인 측은 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음원 사재기의 실체를 부정하지 않으며, 그러한 음원 사재기가 뿌리 뽑혀야 한다는 인식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또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 참여할 의사도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소속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사측은 '그알' 제작팀 취재 요청에 따라 약 6시간 30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측이 준비한 311페이지에 이르는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동원해 여러 의혹들에 대해 설명했다.
사측이 준비한 자료는 메이저나인과 서브 레이블인 인디안레이블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과 그 의혹들이 만들어지고 확산된 계기에 대한 설명, 당사의 제조원가표, 아티스트 지급 수수료 내역, 각종 수수료 지급 내역, 그리고 마케팅에 실제로 사용된 광고 선전비 지급 내역, 일부 음원들의 실제 매출 내역, 광고비 집행 내역과 광고 인사이트 등이 모두 포함된 민감한 자료였다.
그러나 지난 4일 방송된 '그알'에서는 그런 해명 자료들이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소속사 측의 주장이다. 소속사는 "방송에서는 취재진이 의도한 각본에 맞춰 우리가 진행한 마케팅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피하기 위한 겉치레일 뿐이며 실제로는 사재기 업자를 통해 사재기했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게 편집됐다"고 전했다.
소속사 측은 또 "인터뷰 당시 추측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재기가 있을 경우 해당 가수와 곡명을 정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알' 제작으로부터 "(해당 가수들은) 오픈 할 수 없다. 수사기관에 넘기는 방법뿐"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이와 함께 소속사는 문답 형식으로 마케팅 비용, 부가 수익 등에 관련한 질문과 답변을 공개하며 "당사는 더 이상 저희 아티스트들이 사실과 다른 루머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으며, 진실 규명을 위해 끝까지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바이브 소속사 메이저나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메이저나인입니다.
지난 1월 4일 밤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보도와 관련하여 공식적인 회사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저희 메이저나인은 음원 사재기의 실체를 부정하지 않으며, 그러한 음원 사재기가 뿌리 뽑혀야 한다는 인식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 참여할 의사도 있음을 밝힙니다.
저희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의 취재 요청에 따라 2019년 12월 19일 당사 사무실에서 약 6시간 30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311페이지에 이르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한 장 한 장 보여주며 당사에 대한 여러 의혹들에 대하여 하나도 남김없이 취재진에게 설명하였습니다.
방송 중 잠시 모니터에 비친 '사재기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해명'이라는 자료가 해당 자료이며, 이 자료에는 저희 메이저나인과 서브 레이블인 인디안레이블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 그러한 의혹들이 만들어지고 확산된 계기에 대한 설명, 당사의 제조원가표, 아티스트 지급 수수료 내역, 각종 수수료 지급 내역, 그리고 마케팅에 실제로 사용된 광고 선전비 지급 내역, 일부 음원들의 실제 매출 내역, 당사뿐만 아니라 여러 회사들의 페이스북상에서 이루어진 광고비 집행 내역과 광고 인사이트 등이 모두 포함된 매우 민감한 자료였습니다.
또한 취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멜론 차트 상위권에 올라갔던 타사 가수 전부를 포함한 차트 데이터,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뽑히는 곡들의 실제 인사이트 및 광고 집행 내역, 마케팅 업체별 페이스북 마케팅 의뢰곡 리스트, 당사의 과거 전략회의 자료 등,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료를 제공하였습니다.
하지만 1월 4일 밤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저희에 대한 각종 의혹을 해명한 내용이나 방송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전면으로 뒤집을 수 있는 자료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취재진이 처음 의도했던 각본에 맞추어져 6시간이 넘는 인터뷰 내용 중 단 3장면, 그 중에도 저희가 의혹에 대해 해명한 부분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해당 방송 내용은 마치 저희가 진행했던 마케팅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피하기 위한 겉치레일 뿐이며, 실제로는 사재기 업자를 통해 음원 사재기를 진행했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게 편집되어 있었습니다.
방송 후 각종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페이스북 마케팅을 진행했던 발라드 가수 전체가 사재기 가수인 것으로 오인되어 입에 담기 힘든 수준의 악플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수들의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무시당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음악 시장에서 아이돌이나 대형 기획사 소속의 가수가 아닌 일반 발라드 가수나 신인 가수 등은 음악을 홍보할 수단이 사실상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SNS뿐입니다. 특히 페이스북 마케팅은 기존 유명 아티스트들도 다수 진행하고 있는 보편적인 방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음악 방송들은 아이돌이 아닌 가수들에게는 많은 기회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발라드 가수, 인디 가수,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신인 가수는 음원을 내고 아무런 홍보 활동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요.
저희는 인터뷰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에게 방송 내용이 의혹만 남기고 명확한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날 수 있으니, 만약 사재기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가수와 곡명을 정확하게 밝혀서 사재기를 뿌리 뽑을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추측성 피해자가 또다시 생겨날 것일 뿐임을 거듭거듭 강조하여 전달하였습니다.
하지만 방송 후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과 통화하여 들은 답변은 "(해당 가수들은) 오픈할 수 없다. 수사기관에 넘기는 방법뿐이다"라는 얘기뿐이었습니다. 정작 억울한 누명을 쓴 무고한 가수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의 가장 기본적인 제작 방향이자 보도 의무가 아닌가 되묻고 싶습니다.
이하는 저희가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 보여주었던 해명 자료의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만 간단히 정리하였습니다.
1. 마케팅에 사용된 비용
마케팅에 사용된 비용은 곡당 평균 2000만 원입니다.
2. 1위 곡의 매출은 얼마인가
현재 가온 차트 월간 1위를 기록하는 곡의 제작사에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권리사 정산금은 2억~2억 5000만 원 사이입니다. 가온 차트 월간 10위 곡의 권리사 정산금은 1억~1억 3000만 원 사이이며, 가온 차트 월간 50위 곡의 권리사 정산금은 4500만 원~6000만 원 사이, 가온 월간 100위 곡의 권리사 정산금은 2000~2200만 원 사이입니다.
그에 비해 음원의 평균 제작비는 디지털 싱글의 경우 6000만 원~8000만 원, 미니앨범이 1억 원~1억 5000만 원, 정규앨범이 2억 원~3억 원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음원 시장에서 발생하는 제작사의 매출(권리사 정산금)로는 소위 '사재기 작업 비용'을 지불할 경우 전 플랫폼에서 월간 1위를 하여도 제작비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3. 음원 수익은 없어도 부가 수익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
당사 소속의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가수의 경우 2019년 한 해 동안 행사에 총 8번 나갔습니다. 신인 아티스트의 경우 행사 단가는 300만 원~500만 원이며, 이 중 약 100만 원 정도가 각종 경비로 사용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00만 원~400만 원 정도의 수익이 남습니다. 이것을 다시 아티스트와 회사가 나누는 구조입니다.
4. 왜 메이저나인과 인디안레이블은 내는 음원마다 성공하는가
2017년 7월에 '주식회사 메이저나인'이 출범한 이후 기획되어 2018년 4월부터 발표한 타이틀곡은 총 24곡입니다. 이 중 멜론 일간 차트 3위 이내에 들어간 곡은 8곡이며, 차트 중위권에 올라가 제작비 회수가 이루어진 곡이 2곡입니다. 그리고 제작비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패한 곡이 14곡입니다.
5. 왜 지금까지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는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과 6시간이 넘는 인터뷰시에 당사에 대한 의혹 해명 뿐만 아니라 왜 현재 마케팅에 의해 차트인하는 현상이 일어나는가에 대해 설명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취재를 통해 사전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던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조차도 난해한 마케팅 용어와 각종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는데 매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짧은 입장문이나 제한된 시간의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서 해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당사는 물론 타사의 중요한 영업 기밀이 모두 공개되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해명에는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보다 자세한 자료를 원하는 언론사에게는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게 제공한 것과 동일한 자료를 제공할 의사가 있으며, '그것이 알고 싶다'와 6시간 이상 진행했던 인터뷰 당시의 녹화 영상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보냈던 카카오톡 및 이메일 등도 모두 제공할 의사가 있습니다.
또한 대형기획사 포함 한 타 기획사 소속의 유명 아티스트 다수의 바이럴 마케팅 집행 실적, 광고비 집행 내역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동에 직접 언급되지 않았으나 본인들 역시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있으면서 사재기를 하지 맙시다라는 형태의 물타기를 하고 있는 일부 인기 아티스트들의 이중적 잣대에 대해서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소명을 위한 것이라면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데이터 (이미 '그것이 알고 싶다'팀에 공개 했으나 방영되지 않은)를 모든 미디어를 통해서 공개할 생각입니다
당사는 더 이상 저희 아티스트들이 사실과 다른 루머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으며, 진실 규명을 위해 끝까지 적극적으로 임할 것입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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