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애쓰모글루 MIT 교수 "로봇 자동화 채택한 기업, 고용 증가 효과"

입력 2020-01-05 17:52   수정 2020-01-06 01:29

“A사가 로봇 자동화를 하면 A사의 고용은 소폭 증가한다. 하지만 경쟁사의 고용은 크게 줄어 산업 전체로는 고용이 감소한다.”

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사진)는 지난 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EA)에서 ‘로봇과의 경쟁: 프랑스의 미시적 증거’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로봇을 통한 자동화가 고용에 영향을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프랑스 제조기업 5만5390여 곳의 2010~2015년 자료를 조사해 로봇 자동화가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했다. 대상 중 1%인 598개 기업이 해당 기간에 로봇 자동화를 도입했다. 이들은 이후 부가가치가 평균 20.4% 증가했고, 고용도 소폭 늘었다. 생산직은 줄었지만 로봇 등을 조작·관리하는 인력이 증가했다.

반면 경쟁사에선 부정적 효과가 컸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A사가 로봇 도입을 10%포인트 증가시키면 경쟁사 B사의 고용은 2.5%, 부가가치는 2.1%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업계에서 로봇 채택이 20%포인트 증가하면 그 산업의 전체 고용은 1.6%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로봇을 채택한 회사들은 경쟁사를 희생시켜 확장한다”며 “이는 ‘슈퍼스타 효과’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슈퍼스타 효과는 유명 기술 회사들이 경쟁사를 밀어내고 ‘승자독식’의 슈퍼스타 회사가 되면 그들은 높은 이윤을 챙기지만, 사회는 그 반대 효과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샌디에이고=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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