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녀석들’ 눈만 돌려도 진품명품, 안동의 보물들이 감탄을 자아냈다.
5일 방송된 MBC 역사 탐사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이하 ‘선녀들’)-리턴즈’ 20회에서는 퇴계 이황과 그의 제자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경북 안동’을 탐사하는 설민석-전현무-김종민-유병재-정유미의 배움 여행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전국 가구시청률 4.2%를 기록, 지난 방송보다 1.1%p 상승한 수치로 눈길을 끌었다. (닐슨코리아 기준)
선비의 고장 안동은 알고 보니 숨겨진 역사 보물 창고였다. 전현무는 “하회탈, 간고등어만 얘기하지 말고, 이걸 말해야 겠네”라며 지금까지 몰랐던 안동의 보물에 감탄을 표현하기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안동의 보물들을 소개한 ‘선녀들’의 이번 탐사는 색다른 볼거리와 유익함을 안기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선녀들’이 가장 먼저 만난 안동의 보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유교책판이었다. 해리포터 마법학교를 소환하듯 펼쳐진 67,000장의 목판들은 500년의 시간을 품은 향기와 위엄으로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전현무는 “어쩌면 이렇게 잘 보관되어 있냐”며 감탄한데 이어, 가격에 또 한번 놀랐다.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한 목판 제작 비용이 약 2억 5천만원이었던 것.
설민석은 유교책판을 “안동의 자존심”이라고 칭하며, 왜 대단한 것인지 설명했다. 유교책판은 선비들이 후대에 남길만한 명저들을 엄선한 것이고, 제작비는 국가 예산이 아니라 선비들이 십시일반 모아 만든 것이었다. 그야말로 집단지성의 힘으로 탄생한 찬란한 우리의 기록유산이었다. 설민석은 “지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건비로 만들어질 수 없다”며 그 가치를 강조했다.
이어 ‘선녀들’이 마주한 또 하나의 보물은 국보 제132호 초본 징비록이었다. 징비록은 류성룡이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후손들에게 남긴 ‘임진왜란 반성문’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징비록은 후에 일본으로 건너가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선녀들’은 류성룡이 친필로 썼기에 볼 수 있는 수정, 보완 흔적들을 감상하며 “인간미가 느껴진다”고 신기해했다.
류성룡과 함께 이황의 투톱 제자로 유명한 김성일의 이야기도 이어갔다. 설민석은 학식 높은 김성일의 가문에 등장한 파락호(집안의 전 재산을 털어먹는 난봉꾼) 후손 김용환을 소개했다. 김용환은 약 200억 원의 재산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급기야 외동딸이 혼수로 마련하려 했던 장롱비까지 날렸다고.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일제의 눈을 피하기 위한 위장이었음이 밝혀져 반전을 선사했다. 김용환은 사실 비밀 독립운동가였던 것. 딸은 광복이 된 후에야 아버지의 독립운동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가족까지 속이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김용환의 치밀한 독립운동 이야기에 ‘선녀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전현무는 “이황의 후손 중에도 위대한 독립운동가가 있다”고 말해, 이어질 안동 탐사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동시에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1.4후퇴 이후 대한민국의 수도가 된 부산을 찾는 ‘선녀들’의 다음 탐사도 예고됐다. 6.25를 직접 겪은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송해가 게스트로 등장,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지 기대를 높였다.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5분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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