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배당을 공시한 기업은 36곳으로 집계됐다. 한국자산신탁 SK가스 삼영무역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1곳과 셀트리온제약 서부T&D 메디톡스 등 코스닥 상장사 25곳이다. 주식배당 기업은 2018년(41곳)에 비해 12.2% 줄었다. 기업들은 올봄 주주총회를 거쳐 실제 배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연구개발(R&D) 등 미래 투자를 위해 현금을 유보해야 하는 제약·바이오업종이 현금배당 대신 주식배당을 해왔다. 지난해 주식배당을 공시한 상장사 중 25%가 제약·바이오업종이었다. 셀트리온은 2013년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뒤부터 매년 주식배당을 해왔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현금배당 대신 주당 각각 0.02주, 0.05주를 주주에게 나눠주기로 결의했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데도 주식배당뿐만 아니라 현금배당까지 결의한 기업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말 배당을 결의한 상장사 가운데 2019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메디톡스(-45.0%), 한국자산신탁(-17.0%), 휴온스(-20.2%) 등이다. 메디톡스는 주당 800원의 현금과 주당 0.03주를 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 주당 0.1주의 주식배당을 진행한다. 작년 48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서부T&D는 주당 0.05주의 주식배당만을 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좋지 않은데 주식배당을 늘릴 경우 물량 공급 증가로 보유 주식 가치가 희석돼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물량이 풀려도 주가가 오를 만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유통되는 주식 수가 많아질수록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한상준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행동주의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입김이 커지면서 배당여력이 없으면 주식배당으로라도 요구에 부응하려는 상장사들이 적지 않다”며 “같은 배당주라도 기업의 실적과 비전을 따져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야 지분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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