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사업이 1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권봉석 신임 CEO(최고경영자) 체제에선 체질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8일경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2015년 2분기 이후 18분기째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실을 낸 LG전자는 이번에도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문(MC)의 적자 규모를 2600억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앞서 같은해 3분기 1610억원까지 낮춘 적자 규모가 다시 1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입장에선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최대 고민거리다. 가전사업의 호실적을 매번 상쇄하고 있어서다. 2018년 4분기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만 3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이 757억원에 그치기도 했다.
LG는 뒤늦게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까지는 시장 부흥기를 타고 '옵티머스' 시리즈와 'G2' 흥행 성공으로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2015년 내놓은 'G3'가 인기를 얻지 못하고, 경쟁사가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사용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패블릿' 스마트폰으로 멀찌감치 달아나면서 적자 늪에 빠졌다.
시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새로 부임한 권봉석 사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권 사장은 CEO에 오르기 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수장을 맡은 만큼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권 사장은 과거 적자 늪에 빠졌던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부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흑자전환 시킨 경험이 있어 스마트폰 사업도 체질개선 시킬 적임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권 사장은 이익이 나지 않거나 불필요한 제품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올레드 TV' 같은 차별화 제품을 적극 내세우는 전략을 통해 수익구조를 바꿨다. 권 사장은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유일하게 '효자' 노릇을 한 '듀얼스크린' 출시, 평택에서 베트남 하이퐁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용 감소 노력으로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영업적자 1610억원으로 직전 분기(-3130억원) 대비 절반이나 손실을 줄인 바 있다.
비용절감 효과가 얼마나 빠르게 나타날지가 관건.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 생산 라인의 베트남 이전 결정을 내린 뒤 현재까지 공장 설비 설치와 인력배치 작업을 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본격적으로 베트남 생산 체제가 가동되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폰 도입과 함께 연간 1000억원 수준의 비용을 아낄 것으로 추산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체제 전환에 따른 스마트폰 사업부 비용 절감액은 연간 800억원 이상으로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며 "보급형 제품의 ODM 확대도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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