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 우량기업 대거 유치…이젠 주택 공급으로 '生居진천' 현실화

입력 2020-03-06 18:39   수정 2020-03-07 02:34


충북 진천군은 예로부터 생거진천(生居鎭川)으로 불렸다. ‘살아서는 진천에 사는 게 좋다’는 뜻으로 수해와 가뭄 피해가 없는 자연환경, 비옥한 농토, 후덕한 인심에서 비롯됐다. 쌀 오이 등 주요 특산품과 전통시장, 공공시설 등에 생거진천을 붙여 사용한다.

진천은 중부고속도로(1987년 완공)와 평택제천고속도로(2015년 완공) 개통을 계기로 전형적인 농촌도시에서 도농복합도시로 발전했다. 수도권에서 1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3시간 거리의 교통·물류 중심지로 바뀌면서 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군은 15개 산업단지에 1100여 개 기업의 공장 이전 및 신규 투자를 이뤄냈다. 3개 산단을 추가 조성하는 등 기업 유치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군은 2017년부터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무기로 공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 2017년 한화큐셀코리아와 CJ제일제당, 2018년 SKC와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난해엔 지산그룹 등 우량 기업을 유치했다. 체계적으로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우량 기업, 오염 배출 시설이 없는 친환경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벌인 결과다. 2017년 7개, 2018년 12개, 지난해 11개로 3년간 30개 우량 기업이 공장을 이전하거나 신축했다. 기업의 총 투자금액은 4조5640억원에 이른다. 기업 한 곳당 평균 투자금액은 505억원으로 충북 전체 평균 131억원의 네 배에 달한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투자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완비하고 내년부터 가동을 본격화하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유치와 인구 증가로 성장 발판 마련

진천군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는 지역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서 진천의 고용률은 전년보다 0.9%포인트 상승한 70.9%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인구 5만 명 이상 전국 72개 시·군 중 1위다. 취업자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만300명 증가한 5만17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는 2017년 7만9252명, 2018년 8만4265명, 지난해 8만7158명으로 3년간 인구 증가율이 전국 시·군 중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에는 덕산면이 읍으로 승격했다. 덕산 인구는 2015년 5000명에서 지난해 2만4000명으로 5년간 다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덕산면에 조성된 충북혁신도시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다.

진천군은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시·군과 달리 젊은 층이 유입되면서 학령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만 6~17세 인구는 9590명으로 1년 동안 4.45%(409명) 증가했다. 군은 전체 예산의 5% 범위에서 지원하던 교육경비를 7%로 확대하는 등 교육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초·중·고교 무상급식 지원, 지역인재 육성사업, 교육경비 보조금 지원 같은 기존 사업 예산도 늘렸다.

군은 4개 학교에 스마트 미래 교실을 마련해 창의융합형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스마트 교실에는 무선 인터넷과 스마트 패드, 3차원(3D) 프린터, 체험형 드론, 디지털 교과서, 햄스터 로봇 등을 갖춰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창의성을 높이고 있다. 군은 올해 2억3000만원을 들여 5개 학교에 스마트 교실을 추가 마련하기로 했다.


정주 여건 개선 및 접근성 향상에 올인

진천군은 부족한 주택 공급에 본격 나섰다. 군 관계자는 “청주와 증평 등 인근 시·군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1만9000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진천 전체 인구의 25%에 달한다.

군은 해결책으로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임대아파트를 건립하는 등 정주 여건 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진천 성석리 2만3388㎡에 404억원을 투입해 올해 완공을 목표로 지하 1층~지상 15층 아파트 3개 동 450가구를 공급한다. 군이 121억2000만원 규모의 토지를 무상 제공하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국민주택기금이 각각 161억6000만원과 121억2000만원을 투입한다. 전체의 절반 이상인 231가구를 지역 산단 근로자에게 공급한다. 군은 2022년까지 진천읍과 이월·문백·광혜원면에 1600여 가구 등 2025년까지 총 8000여 가구의 공동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복합커뮤니티센터와 청소년 문화공간, 육아종합지원센터, 종합스포츠타운 등을 조성하고 전입 근로자의 주거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군은 고속도로 중심인 수송 시스템을 철도로 분산하기 위해 ‘수도권 내륙선 철도망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동탄~안성~충북혁신도시~청주공항 간 78.8㎞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3월 충북 청주시, 경기 안성시와 공동으로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에 들어갔다. 철도망이 구축되면 수도권, 강원지역과의 교통 접근성이 좋아진다. 경기 동탄에서 청주공항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 이상 단축되고 통행 비용을 3000원가량 절약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대하고 철도망을 구축해 중부권 발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진천=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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