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재건축·재개발 9만가구 나와…"가점 50점 이상, 로또 청약 도전"

입력 2020-01-08 15:34   수정 2020-01-08 16:33


올해 전국에서 재개발·재건축 도시정비사업을 거친 아파트 15만1840가구가 공급된다. 전년 대비 약 47%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6년 동안 가장 많은 정비사업 물량이 올해 분양된다. 지난해 6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발표 이후 청약 당첨 가점이 가파르게 오른 서울에선 주변보다 저렴한 새 아파트가 쏟아질 전망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도 정비사업을 거친 대단지 아파트들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상우 인베이트투자자문 대표는 “서울 지방 가릴 것 없이 주택 노후도가 심해지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충분한 가점을 보유한 실수요자라면 가리지 않고 청약 통장을 던지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재개발 ‘로또분양’ 쏟아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수도권에서 9만3336가구, 지방에선 5만8504가구가 공급된다. 서울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몸값을 주변 시세보다 대폭 낮춘 단지들이 공급될 전망이다. 정비사업을 거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6642가구), 대치1지구(489가구), 서초구 방배6구역(아크로파크브릿지, 1131가구) 등이 연내 분양에 나선다.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래미안원베일리, 2971가구),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 등도 연초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이들 재건축 조합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인 4월 28일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할 방침이다. 다만 조합 의사결정 지연 등으로 유예기간이 지나 입주자모집 공고를 신청하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게 될 수 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일반분양 물량은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보증공사 분양가 규제를 받아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5억~6억원 이상 저렴한 게 특징”이라며 “정비사업을 거친 만큼 일반분양분은 많지 않아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점 충분하면 청약에 적극 나서야

전문가들은 비교적 높은 청약 점수를 보유했다면 적극적으로 주택청약에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로또청약’에 대한 기대와 서울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혼재하면서 서울 주택 청약시장의 평균 당첨 가점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서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위축되면서 새 아파트를 선점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송파구의 평균 청약 가점은 68.5점이다.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높았다. 강남(65.4점), 동작(65.2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분양한 송파구 위례신도시 ‘호반써밋 송파 2차’에서는 8개 타입 가운데 3개 타입에서 청약가점 79점을 보유한 당첨자가 나왔다. 이상우 대표는 “청약시스템 이전,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주요 단지의 연내 청약 일정이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주요 단지의 입지가 모두 괜찮은 만큼 청약 가점이 50점 이상이라면 나오는 대로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청약 가점 50점 미만 예비청약자는 자금 마련 실패 등으로 발생한 ‘미계약 물량’을 고려해 청약 통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정부는 ‘12·16 부동산 대책’으로 9억원 초과분의 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축소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제한한 데 이어 지난달 대출 여건을 한 번 더 강하게 규제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당첨자의 미계약분이 증가할 수 있다”며 “가점이 낮더라도 일단 청약에 참여해야만 예비당첨 기회가 주어진다”고 조언했다.

○가점 낮으면 틈새시장에 집중

청약가점 40~50점을 보유한 예비청약자는 대단지, 초소형 평수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 둔촌주공이 대표적인 선택지다. 이 단지는 전체 1만2032가구 중 484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 29~139㎡ 18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전용 29~39㎡ 초소형 면적도 1100여 가구가 공급된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권에선 중대형 평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소형 평수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며 “초소형 아파트에 실거주하기 어려운 소비자도 갈아타기 방식으로 기존에 원하던 지역에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3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정비사업을 거쳐 분양될 예정이다. 경기에서는 수원 팔달8구역(3603가구), 광명 광명2R구역재개발(3344가구), 성남 신흥2구역(4775가구) 등이 이번 상반기에 공급될 예정이다. ‘규제 청정’ 지역인 부산에서는 부산거제2(4470가구), 부산온천4(4043가구) 등이 분양한다. 김혜현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는 “신축 아파트가 부족한 지방 주택 시장에서 올해도 정비사업을 거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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