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행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10년 대계의 토대가 될 중추적인 사업들을 착실하게 진행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통신·융합 서비스인 리브 모바일, 무인 점포,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을 대표적인 혁신 사업으로 꼽았다. 허 행장은 “내달 3일 차세대 전산 ‘더 케이 프로젝트’의 영업점 선 오픈을 시작으로 KB 혁신 디지털인프라를 10월까지 하나씩 선보인다”며 “PG 2.0 파일럿 세부 운영모델을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 시범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G 2.0은 거점 역할을 하는 ‘유니버설허브’ 지점과 각각의 특화된 관할지점을 묶는 오프라인 영업점 혁신안이다. 허 행장은 또 “상반기 인사부터 ‘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할 것”이라며 “상반기 중 클라우드 기반 ‘신(新) HR플랫폼’ 구축과 연계해 인사제도상 혁신과 쌍방향 직원소통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허 행장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 베트남, 미얀마 등의 전략시장에서 네트워크를 확장했다”며 “런던 홍콩 뉴욕 등의 선진시장에서도 자본시장과 글로벌 기업금융(IB) 분야의 네트워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2018년 6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 지분 인수에 이어 캄보디아 1위 소매금융사인 ‘프라삭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최근 인수한 것도 성과로 언급했다.
그러나 앞으로 은행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허 행장은 “올해를 비롯해 앞으로 수년간 은행업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수익성 가뭄과 제3인터넷뱅크 같은 새로운 경쟁자의 지속 출현,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같은 소비자중심 경쟁 환경의 도래는 은행업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할 만큼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추구할 혁신의 근본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도 영업’에서 찾아야 한다”며 “모두가 손을 맞잡고 다가올 어려움을 극복하며 지속가능한 국민은행의 초석을 굳건히 다져나가자”고 당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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