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뉴칼라 마우스의 탄생

입력 2020-01-07 17:52   수정 2020-01-08 00:03

나는 항상 마우스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2020년 경자년 새해 아침에도 어김없이 마우스를 클릭했다. 간밤의 뉴스도 궁금했고 무슨 긴급한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나 싶어서였지만, 수십 년째 계속된 루틴(매일 반복되는 특정한 행동)이다. 마우스는 컴퓨터 입력장치의 하나로 열한 번째 손가락 역할을 한다. 컴퓨터와 직접 소통하게 해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발명품이다.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피카소가 설파했듯이 마우스도 사실은 1960년대 처음 등장했다. 그랬던 것이 스티브 잡스에 의해 최초로 상용화됐고, 발명품을 일상의 일부로 가져오는 창의적인 혁신도 일어났다.

창의적인 발명과 혁신은 어려운 이론에서 탄생하는 게 아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미래의 가능성을 계속 친숙하게 만들고 퍼뜨리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남들이 생각지 않은 일이나 행동을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다소 생뚱맞더라도 추진하고 해내는 괴짜다. 정말 잘 만든 발명은 이미 생활에 디자인돼 스며들어 있다는 말도 발명이나 혁신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가 아니라 뉴칼라(new collar)라고 불리는 새로운 인재가 나타난다. 이들은 학력과 상관없이 4차 산업혁명, 디지털혁명 시대에 적응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전 산업군에서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클라우드컴퓨팅 전문가들로 전통적인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길러진다.

이런 새로운 인재들은 혁신적인 소통, 혁신적인 아이디어, 새로운 형태의 기술과 만나는 것을 기대하면서 그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중요한 발표 장소에서 사용 중이던 마우스가 고장나거나, 노트북은 가지고 왔는데 마우스를 따로 안 챙겨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뉴칼라들은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능인 ‘스마트폰용 인공지능(AI) 마우스 앱’을 사용해 불편한 점을 해결할 것이다. 이전 세대들과는 완전히 다른 위기 대처 능력 또한 가진 이들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음성인식, 모션인식, 인공지능 등 새로운 인터페이스들이 개발되면서 인간은 컴퓨터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우리 뇌의 기억용량은 한계가 있어 컴퓨터의 기억용량을 사용하다 보면 인간 뇌의 기억용량과 능력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뉴칼라 마우스’와 같은 새로운 발명품이 속속 탄생할 것이라고 보면 그런 걱정은 기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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