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4시간 뒤 트위터에 “괜찮다(All is well)”며 “사상자와 피해에 대한 평가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So far, so good!)”며 “우리는 세계 그 어디에서도 단연코 가장 강력하고 가장 잘 갖춰진 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 아침(미 동부시간 8일 오전)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 트윗에 앞서 CNN은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밤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가 곧바로 ‘이날 밤 연설은 없다’고 정정했다. CNN이 처음에 오보를 낸 것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을 미룬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이끄는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를 직접 지시했다. 이에 이란이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보복에 나서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행동을 미룬 건 일단 이번 공격으로 인한 미군의 피해가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서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고 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CNN은 이날 미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까지 사상자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미사일 발사 직후 조기경보가 발령돼 미군이 제때 벙커에 피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란 국영방송은 “미사일 공격으로 미국인 80명이 사망했다”고 전해 미 언론과 시각차를 보였다.
미국이 이란에 즉각 보복을 가하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제’하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 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다음 표적은 두바이와 (이스라엘) 하이파”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신속한 보복’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이날 첫 대응은 예상 밖이란 지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이 초기 대응에서 휘청거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8일 대국민 성명은 향후 중동 정세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앞서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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