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K팝'이 쏘아올린 강남 신세계백화점 '2조 신기록'

입력 2020-01-09 07:44   수정 2020-01-09 08:04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 신화를 썼다. 국내 백화점 역사 90년 만에 단일 점포가 한해 2조원이 넘는 매출을 낸 것이다. 일제시대인 1930년 현재 서울 신세계 본점 자리에 국내 첫 백화점 미스코시 경성점이 들어섰다.

'연매출 2조원'은 일본 이세탄, 프랑스 라파예트, 영국 해롯 등 글로벌 백화점과 견줄 수 있는 매출이라고 신세계백화점은 자평했다.

매출 신기록의 힘은 외국인 '큰 손'이었다. 신세계 강남점의 지난해 외국인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0%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 내부에 면세점을 개장하기 전인 2018년 6월과 2019년 12월의 매출을 비교하면 외국인 매출은 90%, 2배 가까이 늘었다.

구매고객수도 50% 증가했다. 특히 명품 장르의 외국인 매출은 면세점 오픈 전 대비 200% 신장했다. 명품 시계의 경우는 600%까지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 외국인의 발길을 이끈 건 케이(K) 팝 공이 컸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에는 연예 기획사가 많이 있어서 K팝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강남을 많이 찾는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강남을 찾았다가 쇼핑까지 하고 간다고 설명했다.

도보 5분거리에 고속터미널이 있다는 것도 외국인이 쇼핑하기에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 관계자는 "빠른 시간에 쇼핑을 하고 부산 등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외국인들이 강남점에서 효율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한 '전문관' 제도도 외국인들이 짧은 시간에 효율적인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설명이다. 전문관은 구매하려는 물건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쇼핑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외국인이 짧은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가격비교까지 마치고 구매할 수 있다. 기존에는 구매자가 여러 브랜드의 매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가격 비교를 해야했지만 전문관에서는 한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단일 점포에서 연 매출이 2조가 넘는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많지 않다"면서 "프랑스의 라파예트, 영국의 해롯백화점 등은 단순히 쇼핑 공간이라기 보다 그 도시의 주요 관광지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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