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수족' 모두 쳐냈다…검찰 고위직 전격 인사

입력 2020-01-08 21:47   수정 2020-01-09 07:36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첫 검찰 고위 간부급 인사를 단행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각종 의혹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을 수사해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과 책임자급 검사들은 지방으로 발령나 수사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8일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급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무마 사건 등을 지휘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으로 전보됐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지휘 라인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이동한다. 조국 사건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수사 실무를 맡아온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반면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 대응을 맡았던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은 각각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으로 전진배치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권력의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한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5시께 청와대에 들어가 검찰 인사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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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윤석열 패싱' 기습 인사…'文정권 수사' 한동훈·박찬호 유배



문재인 대통령이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당부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지 6개월 만에 윤 총장 밑에서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한 검찰 수사팀과 지휘라인이 8일 대거 교체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이 이날 검찰 간부 인사와 관련해 두 기관의 협의 절차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추 장관이 끝내 뜻을 관철했다.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한 윤 총장이 공개적으로 반발할 가능성도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사건 관련 수사 지휘부 전원 교체

법무부는 이날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 검사급(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고검장 승진자와 검사장 승진자는 각각 5명이며, 22명에 대해선 전보 인사가 났다. 지난해 7월 단행된 인사이동 규모(39명)에 육박하는 대대적인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비리 사건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사건 등을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으로 전보됐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지휘라인인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고검과 제주지검은 ‘한직’으로 인식되고 있어 이들이 사실상 좌천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을 포함해 윤 총장의 참모 격인 강남일 대검 차장, 이원석 기획조정부장 등 대검 간부 8명이 모두 물갈이됐다.

‘조국 수사’ ‘청와대 선거 개입 수사’ 등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배성범 검사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영전형 좌천’됐다는 말이 나온다. 형식상 검사장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한 셈이지만, 법무연수원은 비(非)수사기관이라 법조계에선 한직으로 분류된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해온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날 인사 발표를 앞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줄곧 신경전을 벌였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인사 관련 협의를 위해 윤 총장에게 법무부 방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검찰인사위원회 개최를 겨우 30분 앞둔 시간에 검찰총장을 만나려고 했다”며 “(윤 총장이) 요식절차에 그칠 우려가 있어 거절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오후 내내 법무부가 검찰에 인사안을 먼저 제시해 달라고 했는지 여부를 두고 진실게임 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다툼으로 이날 한때 인사 발표가 늦춰질 수 있다는 말도 나왔으나 추 장관은 오후 7시30분께 전격적으로 검찰 인사안을 발표하며 윤 총장의 허를 찔렀다.

“윤석열 고립시키는 조치”

검찰 내 ‘실질적 2인자’로 통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맡게 됐다. 이 국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그는 조국 수사가 한창일 당시 한 대검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꾸려 관련 수사를 맡기자고 한 일화가 알려져 있다.

새로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에는 각각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이 승진과 함께 임명됐다.

법조계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윤 총장을 고립시키는 조치라는 평가가 있다. 정권과 코드가 맞다고 평가받는 이성윤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패싱’을 하면서 독자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에 승진한 인사들 상당수가 정치적 색깔이 없는 ‘무색무취한 검사들’”이라며 “윤 총장으로서는 한시름 덜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대규/박재원/이인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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