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의장, 240억 투자한 회사를 1억에 매각

입력 2020-01-10 14:20   수정 2020-01-10 16:56

[01월 10일(14:20)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이고운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최근 비상장사인 화이버텍 지분을 정리했습니다. 방 의장의 개인회사인 인디스앤은 2005년 10월 친환경 부품 제조회사인 화이버텍의 최대주주가 됐는데요. 인디스앤과 방 의장은 보유하고 있던 화이버텍 지분 전량(지분율 72.5%)을 최초 투자 기준으로 14년이 지난 지난해 말 1억여원에 매각했습니다. 한 주당 매각가격은 4원으로, 투자단가에 대비해 손실이 났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방 의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기업에 투자를 했습니다. 2004년 넷마블을 CJ에 매각하고, 2006년 CJ인터넷 사장에서 물러난 시기와 맞물립니다. 당시 방 의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회사로는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와 코스닥 상장사 인콘(옛 윈포넷) 등 게임과 관련없는 곳이 대다수였는데, 이중 화이버텍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방 의장은 넷마블에 복귀하기 전 실행한 투자를 통해 상당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7년엔 인콘 매각이 성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방 의장이 15년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화이버텍은 최종적으로 손실이 난 것으로 보입니다. 방 의장이 보유한 화이버텍 지분 1800만주, 인디스앤의 약 1640만주를 한 주당 4원으로 매각해 현금화한 액수는 총 1억4446만원입니다. 지분 인수자는 화이버텍의 현재 대표이사입니다.

2005년 10월 인디스앤(당시 회사명 제이에이치네트웍스)은 화이버텍 유상증자에 30억여원(한 주당 500원·신주발행 134만주)을 투자, 화이버텍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인디스앤은 2006년 5월에도 유상증자에 10억여원(한 주당 500원·신주발행 200만여주)을 투입했습니다. 이어 2008년 5월에는 역시 유상증자에 인디스앤이 110억원(한 주당 500원·신주발행 2200만주), 방 의장이 90억(한 주당 500원·신주발행 1800만주)을 투자하게 됩니다.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금액만 240억원 이상입니다. 이후 화이버텍의 주식 대부분을 방 의장과 인디스앤, 또다른 방 의장의 개인회사인 인디스에어가 보유하게 됩니다.

방 의장의 투자를 받은 화이버텍은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아쉽게도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2017년 기준 화이버텍의 매출은 58억원에 영업이익은 4억원이었습니다. 같은 해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습니다.

공개된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방 의장은 화이버텍 투자로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6~2017년 중 인디스앤과 인디스에어가 보유한 주식(지분율 약 20%)을 화이버텍의 현재 대표이사에게 넘기는 거래가 있었지만, 거래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넷마블 측도 “방 의장 개인의 거래에 대해 회사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끝)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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