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휴일인 12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13일에도 매주 월요일 주재해온 수석·보좌관 회의를 생략한 채 예상 답변 마련을 위해 집중키로 했다. 지난 10일부터 나흘 간 회견 준비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메시지를 두고 북측이 ‘남측은 대화에 끼지 말라’며 비난 수위를 높인 만큼 회견에서는 관련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 숱한 북측의 미사일 도발과 조롱 섞인 대남(對南) 메시지에도 적극적인 대화 의사를 밝혀온 만큼 이번에도 반복된 답변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미북·대화 재개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문 대통령의 ‘깜짝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대북 대화를 물밑에서 이끌어온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반기 내에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며 핑크빛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검찰 인사를 둘러싼 당정청과 검찰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학살’로 칭해질 만큼 윤 총장 측근에 대한 강도 높은 인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 청와대 참모들을 통해 ‘대통령의 적법한 인사권’이란 원론적인 답변이 전해진 적은 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민생·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한 답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청와대 참모들의 잇따른 총선 출마 러시로 인해 청와대를 향해 ‘청와당(黨)’이란 비난이 지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질문도 예상 질문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신년기자회견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각본 없이 90분간 진행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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