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둥지 틀어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그룹은 지난달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지역에 둥지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영 한컴MDS 상무가 미국법인 지사장을 맡았다. 이 지사장은 미국 SW 전문업체인 이노패스소프트웨어에서 10여 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한컴MDS는 국내 1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내장형 프로그램) 기업이다. 최근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기존 임베디드 SW 기술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법인은 그룹의 간판 상품인 오피스 SW와 더불어 블록체인, 모빌리티(이동수단) 등을 집중 소개할 예정이다. IoT 플랫폼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이 지사장이 미국 사업의 진두지휘를 맡으면서 IoT 기반 사업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오피스 SW의 품질 면에선 MS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며 “미국 파트너사를 발굴하는 한편 현지 시장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컴그룹의 해외법인은 싱가포르 호주 필리핀 인도 중국 등 5개국에 있다. 미국은 해외법인이 세워지는 여섯 번째 국가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세계 각국으로 한컴의 영토를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윤원석 전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을 한컴그룹 해외사업총괄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해외 사업을 겨냥한 포석이다. 한컴의 믿을 구석은 MS의 경쟁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다. 오피스 SW가 약한 AWS는 MS를 견제하기 위한 파트너로 한컴을 골랐다.
김 회장은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AWS와 손잡고 세계 SW 시장의 5%를 가지고 오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컴그룹의 SW 시장 점유율은 0.4% 정도다. 그는 “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오피스 패키지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 상승을 낙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시장이다. 한컴그룹은 중국의 AI 음성인식 기업인 아이플라이텍과 합작해 아큐플라이AI를 설립하고 AI 통·번역기 지니톡고를 선보였다. 김 회장은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도약하고 있지만 유독 취약한 분야가 오피스 소프트웨어”라며 “중국이 4차 산업혁명으로 가기 위해선 한컴그룹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컴그룹은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 3년 연속 참가했다. 이번 CES 2020에선 한글과컴퓨터, 한컴MDS, 한컴로보틱스, 한컴위드, 한컴모빌리티, 아큐플라이AI 등의 그룹 계열사들이 블록체인, AI, 로봇 관련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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