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트리오 본·쥘 아팝·오조네…아티스트가 하나의 장르가 된 공연"

입력 2020-01-13 14:40   수정 2020-01-14 02:48

“16년을 이어온 여름음악제와 어떻게 다르게 구성할까. 겨울음악제의 당위성과 명분을 음악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오랜 고민 끝에 그 답을 장르의 혼합에서 찾았어요. 지난해 살짝 맛봤다면 올해는 더 집중적으로 보여줄 계획입니다.”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34·사진)은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음악제의 주제인 ‘그 사이 어딘가에’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손 감독은 2018년 3월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세 번째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다. 독일에 머물며 국내외 연주 일정과 병행하면서도 세심한 준비로 여름과 겨울 두 차례의 대관령음악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2020 대관령국제음악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2주년을 맞아 다음달 9~25일 열린다. 서울과 강릉, 원주, 평창 등에서 연주회를 열고 정선과 철원, 고성 등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도 선보인다. 손 감독은 “지난해는 6개 프로그램으로 9회 공연을 했지만 올해는 8개 프로그램으로 18회 공연을 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 2주년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라고 말했다.

올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대관령음악제도 베토벤으로 막을 올린다. 베토벤의 고향인 독일 본에서 결성된 피아노 3중주단 ‘베토벤 트리오 본’의 무대다. 2015년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합류한 이 트리오의 첫 내한 공연이다. 하피스트 라비니아 마이어와 첼리스트 제프리 지글러의 듀오 무대와 민속·집시 음악과의 접점을 찾아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쥘 아팝이 결성한 ‘컬러스 오브 인벤션’, 다양한 재즈 연주자들과 협업해온 피아니스트 파코토 오조네의 연주회가 이어진다. 손 감독은 이들 공연에 대해 “단순히 서로 다른 장르의 결합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는 아티스트들”이라고 소개했다.

손 감독도 직접 무대에 선다. 철원(21일)과 고성(22일), 강릉(23일)에서 북한 출신의 김철웅, 팔레스타인 출신의 비샤라 하로니, 이스라엘 출신의 야론 콜버그 등 피아니스트 세 명과 함께다. 손 감독은 “평화를 기리는 의미를 담아 독일에서 함께 공부하다 듀오로 활동하는 친구들과 뜻을 모았고 김철웅 선생님께도 출연을 부탁했다”며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하탸투랸의 ‘칼의 춤’ 등을 네 명이 함께 연주한다”고 말했다.

음악제의 마지막은 지난해 음악체험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았던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전곡으로 꾸민다. 손 감독이 차진엽 안무가와 함께 새롭게 구성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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