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의원은 경남 양산이 지역구입니다. 총선이 4개월이나 남았고,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5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겁니다.
서 의원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중 하나입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 이철희, 표창원, 이용득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서 의원이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국회 안팎에서는 "이러려고 불출마 선언을 했나"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서 의원의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또 다른 이유는 저출산·고령화와는 무관한 경력 때문입니다. 서 의원은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풀뿌리사회적기업가학교 교장, 한겨레신문사 사장, 경남도민일보 사장 등을 지냈습니다.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해서도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거쳤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임기가 끝난 김상희 부위원장 후임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국회의원 차출'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국의 출산율은 해마다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는 40만 명을 밑돌았고, 2018년에는 전년보다 8.7% 줄어든 32만 6800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30만 명선이 깨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율)도 0.88명(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입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친정부적 언론사 사장 출신의 국회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의 존립을 다루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부위원장조차 또 다른 자리 나눠먹기 대상이 된 것은 아닌지 씁쓸합니다. (끝)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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