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이르면 이번 주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오는 3월 임기를 시작하는 구현모 신임 KT 사장(사진)의 색깔을 드러낼 첫 액션인 만큼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구 사장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KT맨인 만큼 대대적 물갈이보단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9일 직원들에게 인사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승진 인사와 조직 개편을 실시할 예정이다. 늦어도 설 연휴 전에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선 주중으로 조직 개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구현모 신임 사장의 첫 작품이다. 정식 임기는 3월부터지만 앞서 황창규 KT 회장이 인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대부분 구 사장의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인수위원회 구성도 생략한 채 경영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4년간 KT에 몸담아 회사 내부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구 사장이 그간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으로 휴대전화, 집전화, 유·무선통신 판매, 인터넷TV(IPTV) 등 KT 내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정책 결정에 깊숙이 개입해온 만큼 대대적 물갈이는 필요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단 KT가 작년 하반기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한 것은 변수로 꼽힌다. AI 기업은 비통신 사업 강화를 동반하는 터라 여기에 초점을 맞춘 조직 체계 변화는 있을 수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말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SK텔레콤은 '뉴(New)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새 슬로건으로 내걸고 조직을 무선사업과 신사업으로 이원화했다. AI센터, ICT기술센터, 디지털 전환(DT)센터를 통합해 'AIX센터'로 만들어 AI가 모든 사업의 핵심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최고전략책임(CSO) 산하에 디지털 전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DX담당'을 신설했다. 올해 전 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두 업체가 비통신 사업 강화, 디지털 전환을 기치로 조직을 재정비한 것을 감안하면 KT도 대응 카드를 꺼낼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구 사장이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AI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후 실시하는 첫 인사여서 AI 사업에 힘을 실을 조직 개편은 일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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