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전도연이 정우성의 연출작에 출연하고픈 마음을 재치 있게 드러냈다.
전도연은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의 제작보고회 무대에 올라 "연희라는 캐릭터를 맡았고,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을 그린 영화로 전도연, 정우성, 윤여정, 배성우, 정만식, 윤제문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전도연과 정우성의 호흡이다.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처음으로 같이 연기를 하게 됐다. 정우성은 "많은 분들이 나랑 전도연 씨가 작품을 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처음이다. 호흡하면 재밌을 거라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데뷔 후 줄곧 알고 지내던 사이였지만 연기 상대로는 첫 만남인 두 사람. 전도연은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정우성과 오래된 연인 관계를 표현해내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하고는 이내 "하지만 끝나고는 아쉬웠다. 더 오래 같이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우성 씨가 감독을 하는 작품이 곧 시작하지 않느냐. 그래서 '내가 할 역할이 없냐'고 묻기도 했다. 제가 요즘 아무 역할이나 다 하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정우성은 "나중에 차분히 전편에 다 나올 수 있는 작품에 제안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정우성은 전도연과 촬영할 당시를 떠올리며 "데뷔 초기 때부터 전도연 씨를 봐 와서 친근한 동료로 느꼈는데 각자 활동을 하다보니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있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되게 반가웠다. 나중에 전도연 씨가 '어색했다'고 말하는데 그 어색함도 연희가 만들어내는 것이라 받아들였다"고 생각을 밝혔다.
특히 그는 "작품에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온다. 하나의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한 사연과 방법들이 다 다르다. 배우들이 해석하는 방식도 각각 다른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속 다채로운 구성과 숨 가쁜 전개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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