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 바이오리더스 회장(사진)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바이오리더스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로부터 P53 타깃 항암제 기술을 이전 받고 1000만 달러(115억원)를 투입해 합작법인 퀸트리젠을 설립했다.
퀸트리젠은 바이오리더스가 전체 지분의 70%를, 와이즈만연구소 기술지주사인 예다(YEDA)가 30%를 갖고 있으며 P53 타깃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P53은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다. 손상된 세포를 죽이거나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P53 유전자가 돌연변이가 되면 이 기능이 손실돼 암이 된다. 암의 50% 이상에서 P53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있어 이를 표적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이 가능하다
와이즈만연구소는 돌연변이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P53 유전자를 재구조화해 활성화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했고 이를 넘겨받아 퀸트리젠이 신약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퀸트리젠이 개발하고 있는 P53 타깃 항암제 pCAP-250 펩타이드는 동물시험에서 난소암, 유방암, 대장암에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이 물질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가려면 펩타이드를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한 특허를 출원했고 독성 시험 작업이 끝나면 바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퀸트리젠은 최근 테바 출신 신약개발 전문가 오르나 팔기 박사를 CEO로 영입했다. 퀸트리젠 핵심 연구진인 바르다 로터 교수, 모셔 오렌 교수와 함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내년 말부터는 p53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임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박 회장은 예상했다.
박 회장은 이번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와이즈만연구소 관계자를 만나 P53 타깃 면역항암제 개발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오는 4월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전세계 P53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학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P53 타깃과 관련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전임상 단계인데도 해외 제약바이오회사 몇 곳에서 P53 타깃 항암제와 관련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술수출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마켓과 '가인패드'의 공급 계약도 논의하고 있다. 가인패드는 계열사 TCM생명과학이 개발한 자궁경부암 진단 키트다. 박 회장은 "의료기기 규제가 심한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진단 결과를 개인에게 통보해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다"며 "미국 온라인 마켓을 비롯해 드러그 스토어에서 가인패드를 판매하고 진단은 현지에 있는 분석 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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