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위안화 강세로 한류株 긍정적"[한민수의 스톡뷰]

입력 2020-01-16 10:53   수정 2020-01-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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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드디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그러나 관련 기대감이 반영돼왔던터라 증시의 반응은 크지 않다. 이번 합의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 증시에서 5세대 통신(5G)과 중국 관광객 관련주에 주목하라는 권고다.

16일 오전 10시4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04% 상승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간밤 미 백악관에서 86쪽에 달하는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며 시작된 '무역전쟁'이 약 1년6개월 만에 소강 국면에 들어섰다.

무역갈등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이란 분석이 많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들어다보면 한국 경제 및 증시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합의에서 중국은 올 4월1일까지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2년 동안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2000억달러 확대키로 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발효한 중국산 수입품 1200억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5%에서 7.5%로 인하했다. 25%를 적용받는 3700억달러 제품의 관세율은 유지했다.

양국은 1단계 합의의 이행 여부를 지켜본 뒤 2단계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단계 무역협상까지 마무리되면 무역전쟁 과정에서 부과한 대중 관세를 즉시 철회하겠다고 발언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가 한국 경제나 세계 무역량에 긍정적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할 부분이 많다"며 "이번 합의에서 관세 인상으로 인한 세계 수요 감소분이 회복될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세계 무역량 감소의 최초 시기는 2018년 10월이었는데, 이는 같은 해 9월 있었던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이 관세는 1단계 합의에서는 동결됐다.



증시에 있어서는 이번 합의로 나타날 중국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권고다. 우선 중국은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리기 위해 내수부양 정책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직접적인 내수 자극 효과가 큰 인프라투자 확대를 예고하고 있고, 5G 확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의 5G 투자는 지난해 통신장비업체의 도약에 기여했다면, 올해는 단말기와 전반적인 부품(반도체) 수요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합의로 중국은 당분간 점진적인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것으로 봤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 앞서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했다. 이는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상을 유도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녹아있다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기조는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 확대와 더불어 소비업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며 "중국 해외 여행의 경우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웃돌아,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의 회복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한령(한류 금지령) 개선 분위기도 겹쳐 있어 국내 화장품 면세점 카지노 콘텐츠 등의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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