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쥐언니의 패션 칼럼] 패션의 완성은 ‘편안함’

입력 2020-01-16 17:31   수정 2020-01-17 12:18


“‘거울’과 ‘옷장’은 여자의 로망과 늘 함께합니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경에 변화가 생기는 순간 우리는 무의식중에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행복감에 취해 있기도 하고 때론 속상함에 울상을 짓고 있기도 하죠. 그중 멋진 옷을 입고 예쁘게 단장한 내 모습은 거울 속에서도 환하게 빛이 나요. 그 모습에 심취하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행복해지고 미소가 꽃처럼 피어나고 맙니다.

동화 속 공주님을 꿈꿔온 여자아이는 커서 ‘여왕’처럼 우아하게 나이 드는 로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자신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본연의 아름다움이겠지만 멋진 옷과 장신구로 치장하는 노력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옷은 인간 생활의 기본요소로 손꼽힐 정도로 우리 역사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동물의 가죽을 몸에 걸치기 시작한 데서 유래한 옷은 이제 각자의 매력과 개성을 드러내는 ‘자기표현’의 수단이 됐죠.

특히 여성복은 소재부터 디자인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합니다. 한창 멋 내기를 좋아하던 20~30대에는 정말 여러 스타일의 옷을 시도해 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서서히 제 취향을 알아가며 ‘나만의 스타일’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비싼 옷 한 벌을 오래 입는 것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좋은 옷을 여러 벌 번갈아 입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무리 좋은 옷도 매일 입다 보면 금세 질리고 한 번 식상해진 옷은 옷장에 묵혀 두는 일이 많잖아요. 그래서 각각의 상황에 따라 활용 가능한 여러 아이템을 넉넉히 마련해 두고 매 순간 새로운 분위기로 ‘기분전환을 하는 아줌마’예요.

그렇기 때문에 옷을 고르는 첫 번째가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소재’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소재로 만든 옷도 너무 비싸면 마음껏 입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쇼핑을 할 때는 고급 브랜드 매장이나 백화점보다는 동대문을 자주 애용하는 편이에요.

패션의류판매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내 옷 쇼핑’이었어요. 이것저것 입고 싶은 옷을 샀더니 주변에서 “나도 하나만 사다 줘”라는 부탁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안목을 믿어주니까 왠지 기분도 좋고 좋은 소재와 멋진 디자인은 물론 가격까지 착한 ‘굿 아이템’을 찾으려고 발품을 파는 재미도 쏠쏠해서 무척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두 번째로 중요시하는 것이 ‘편안함’입니다. 아무리 멋지고 좋은 옷도 내 몸에 편안하게 맞지 않으면 자주 입지 않게 돼요. 파티용 드레스를 입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것처럼 평소 생활하며 입는 활동하기 편해야 합니다.

몸에 딱 붙는 트레이닝복이 운동 효과를 높여주는 것처럼 일상복도 예쁘지만 거추장스럽지 않고 활동하기 편해야 자주, 오래 입게 돼요. 그래서 저는 캐주얼한 후드에 청바지, 롱티에 레깅스처럼 스타일리시한 캐주얼룩과 가볍고 부드러운 시폰 소재 롱 원피스에 니트를 레이어드한 룩도 애용하는 편이에요.

세 번째는 기본에 충실한 ‘단순함’입니다. 종종 디테일과 장식이 화려한 옷을 입는 날도 있지만 자주 착용하는 데일리룩은 심플하고 단순한 것을 좋아합니다. 생활하다 보면 실내외를 수시로 드나들고 마트부터 사무실, 아이들 학교까지 여러 장소를 다니다 보니 언제 어디서나 무난하게 어울리는 옷들이 점점 더 애착이 갑니다.

실용적인 옷이라는 말은 단순히 스타일링이 쉬운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장소와 상황에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이미지와 잘 맞는 것이 중요하죠. 요즘은 니트 원피스를 많이 입잖아요. 목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니트 소재의 롱 원피스는 우아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여성스러움을 표현하기 좋은 아이템이죠.

코코 샤넬은 ‘단순함이 우아함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멋진 옷은 새로운 기분과 분위기를 안겨 주지만 심플하고 편안한 옷은 여자의 일상을 여유롭고 우아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번 겨울은 따뜻하고 편안한 옷으로 멋진 스타일을 연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뷰티&패션 어드바이저 양지혜 (양쥐언니)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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