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 시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을 마련했다.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16일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의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1만100대로 수립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인 '투싼ix'를 양산, 판매하고 2018년 3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내놨다. 넥쏘의 국내 판매량은 2018년 727대에서 2019년 4194대로 증가해 올해 말이면 누적 1만5000대를 넘길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관건은 환경 기준이 강화되는 유럽 시장이다. 유럽은 2021년까지 연간 개별 기업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기존 130g/㎞에서 95g/㎞로 약 27% 강화한다. CO2 1g 초과시 대당 95유로의 페널티가 부과된다. 완성차 업체가 유럽에서 계속 사업을 하려면 친환경차 비율을 늘려야 한다.
넥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물 이외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동시에 미세먼지 저감과 공기 정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넥쏘 1대 운행 시 성인 약 43명에게 필요한 공기를 정화하고, 1만대 운행 시 나무 6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수준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 생태계 리더십 강화를 위해 수소전기차 및 수소 인프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 12월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고 오는 2030년 국내 연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요 부품 협력사와 2030년까지 연구개발을 위해 총 7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지난해 12월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의 연간 판매량을 11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수소전기차 대중화에 대한 의지를 더욱 구체화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소전기차는 올해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한다"며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엔진·발전기 분야 선도업체인 미국 커민스사와 북미 상용차 시장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시스템 공급을 통해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사우디 아람코 등과 수소 공급·수소충전소 확대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각지에서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업도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스웨덴의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기술 전문업체 '임팩트 코팅스'와 수소연료전지 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업체 'H2프로', 스위스 수소 저장·압축 기술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와도 전략 투자와 공동기술 개발 등을 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는 수소전기차 구입과 보유 비용을 낮추고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를 확충해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이 제정되는 등 여러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수소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북미 시장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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