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라 불러"…정종길 의원, 국악단 여단원 성희롱 갑질 의혹

입력 2020-01-17 11:01   수정 2020-0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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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길 안산시의원이 안산시립국악단 소속 여성 단원들에게 "오빠라 불러라"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정종길 의원은 2018년 11월 일본에서 순회 공연을 마친 국악단 단원들을 만났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 젊은 여성 단원에게 "오빠라고 불러달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국악단원 A씨는 "'오빠가', '오빠가 그랬잖아', '오빠가 해줄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면서 "그 분은 저희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분이라 되게 난감한 상황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단원들과의 회식에 참석한 정 의원은 A씨를 불러 자신의 지갑에서 5만원을 꺼내 서명을 한 뒤 건넸다고 A씨는 주장했다.

그는 "네가 힘들고 어려울 때 가지고 오면 백 배로 불려주겠다고 했다.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A씨는 정 의원이 국악단 운영에 입김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정 의원은 국악단 회식 자리에 수시로 참석해 특정 여성 단원을 지목하며 "옆자리 비워놓으라"는 지시도 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단원들의 불만은 커졌지만 정 의원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주차장에서 오더니 '오빠가 이렇게 어깨에 손 올리면 기분 나빠?'이러는 거다. 소름 돋았다"고 했다고.

시의회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국악단 연습실에도 찾우 찾아와 젊은 여성 단원들은 괴로움을 호소했다.

정 의원은 여성 단원들에게 "커피 좀 타와"라고 반말 명령을 했고 연습 중인 단원의 사진을 찍고 "예쁘다"며 휴대전화 번호도 물었다고 MBC는 전했다.

단원들이 노조를 만들어 정 의원의 성희롱에 대해 대응하려 하자 정 의원은 "섣불리 나오면 문화국장, 예술과장 우후죽순처럼 날아간다. 누구를 죽이려고 그러는 거냐. 감당할 자신이 있으면 하시라"고 말했다.

노조 결성을 추진한 남성 단원에겐 "조심하라고. 팔 다리 잘라버리겠다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종길 의원이 국악단 단원들에게 행했던 성희롱, 갑질은 지난해 9월 한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안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 일동은 공문을 보내 "의원 직위를 이용해 시 산하기관 직원을 괴롭히는 등 갑질을 일삼은 정종길 의원과 함께 안산시의회 안에서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치욕적으로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국악단 단원에게 5만원권 현금을 제공한 행위는 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고, 5만원권에 서명한 행위는 현금 훼손으로 역시 현행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의원직을 걸고 성희롱 발언은 없었다"며 "사진 촬영도 악장이 찍으라고 한 것", "노조를 탄압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단원들의 연습을 독려하기 위해 연습장에 자주 들렀다고 설명했다.

시립국악당 노조는 정 의원에게 당한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계획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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