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2만3000여 명은 대부분 20~30대였다. 2018년 국내에 개봉해 10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모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의 영향인 듯싶었다. 이들은 1970년~1980년대 전성기를 누린 퀸을 ‘떼창’으로 받아들였다.
원년 멤버인 메이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서울! 서울! 서울”이라고 외치며 첫인사를 건넸다. 퀸은 두 시간 넘게 30여 곡을 쉴 새 없이 선보이며 ‘살아 있는 전설’임을 증명했다.
보컬 애덤 램버트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머큐리의 빈 자리를 채웠다. 70대 드러머 로저 테일러와 기타리스트 메이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테일러는 ‘두잉 올라잇(Doing Alright)’, ‘인 더 랩 오브 더 갓(In The Lap Of The Gods)’을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열창했다. 메이도 ‘아이 원트 잇 올(I Want It All)’ 등의 보컬을 소화했다.
하이라이트는 대미를 장식한 ‘라디오 가가(Radio Ga Ga)’와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였다. 관객들은 후렴구인 ‘라디오 가가’에 맞춰 일제히 손뼉을 치며 “가가”와 “구구”를, 보헤미안 랩소디에선 “마마”를 외쳤다. 마치 영화 속 공연 현장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관객들이 ‘앙코르’를 연호하자 머큐리가 또다시 스크린에 나타나 “에~오”를 외쳤다. 관객들이 “에~오”로 화답하자 앙코르 무대가 열렸다. 태극기 티셔츠를 입은 메이와 왕관을 쓴 램버트, 테일러가 등장해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를 부르자 관객들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쿵쿵 짝~, 쿵쿵 짝~’ 발을 구르고 손뼉을 쳤다. 마지막 곡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은 관객의 떼창으로 완성됐다. 이날 함께한 퀸과 관객 모두 시대를 초월한 음악의 매력을 확인한 ‘승리자’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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