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은 전날 동료 검사의 장인상 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급)과 지방으로 발령 난 박찬호 제주지방검찰청장(전 대검 공공수사부장), 문홍성 창원지검장(전 대검 인권부장) 등이 있었다. 심 부장은 지난해 8월까지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으며 이후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가 이번 추 장관의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장례식장에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대검 반부패부 선후배 검사들 사이의 갈등이 표출됐다.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직속 상관인 심 부장에게 “조국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봐라” “당신이 검사냐” 등의 반말로 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부장은 지난주 검찰총장 주재 회의에서 “조 전 장관 혐의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심 부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결정은 민정수석의 권한으로 죄가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지만, 윤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7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조 전 장관을 불구속기소했다. 양 선임연구관의 공개 항의에 심 부장은 특별한 대응 없이 빈소를 떠났다는 후문이다. 윤 총장은 고성이 터져나올 당시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둘러싸고 검찰 내부 갈등이 표출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서울중앙지검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조국 수사팀 실무 책임자인 송경호 3차장검사가 새로 취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반발하기도 했다.
송 차장검사는 윤 총장의 취임사를 그대로 읽으며 “불법을 외면하는 건 검사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이 취임 일성으로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강조하는 등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인 현 정권 관련 수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수사팀이 항의성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맡았던 김웅 부장검사도 최근 항의성 사표를 내며 “검찰 가족 여러분,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라.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우리는 민주시민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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