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병 출신 김 대리, 車보험료 13만원 할인 받았대요"

입력 2020-02-04 16:03   수정 2020-02-04 16:05


자동차보험료가 1년 새 세 번 올랐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업체들이 설 연휴를 전후해 3% 안팎의 가격 인상에 속속 나서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차를 갖고 있으면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가입자 일부만 활용하고 있는 각종 할인 제도를 꼼꼼히 챙겨 보험료를 아끼라”고 조언한다.

자동차보험의 상품 구조는 크게 5종의 기본담보와 그 외 다양한 특약으로 나눌 수 있다. 기본담보에는 운전자가 다른 사람에게 끼친 인적·물적 피해를 보상하는 항목(대인·대물배상)과 운전자 자신의 피해를 보장하는 항목(자기신체사고·자기차량손해·무보험차상해)이 있다. 대인·대물배상은 모든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특약은 기본담보와 달리 운전자 마음대로 넣고 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특약을 추가할수록 보험료는 오르지만, 오히려 보험료를 깎아주는 ‘착한 특약’도 있다.

○다이렉트+마일리지+블랙박스

다른 보험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보험도 ‘다이렉트’로 가입하면 가격이 15~20% 저렴해진다.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직접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마일리지 특약을 추가하면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의 최대 35%를 돌려받을 수 있다. 차에 블랙박스를 장착했다면 블랙박스 특약을 넣어 1~4%를 할인받을 수 있다. 블랙박스가 고장났을 땐 즉시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


운전자 또는 배우자가 임신했거나 어린 자녀를 뒀다면 자녀할인 특약을 더해 7~17%를 할인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이후에도 조건을 충족하면 언제든 추가할 수 있다. 모든 가족이 차를 모는 게 아니라면 운전자 범위한정 특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운전자의 연령이나 범위를 좁히면, 보험회사는 사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해 보험료를 덜 받는다.

업체별 이색 할인 특약을 활용하면 10% 안팎을 또 아낄 수 있다. 삼성화재는 만보기 걸음 수, KB손해보험은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른 할인 특약이 있다. DB·KB손해보험은 T맵 내비게이션 이용자, 현대해상은 교통법규 위반이 적은 가입자를 위한 할인 특약을 운영한다.

○운전병 출신은 軍경력 등록하세요

군대에서 운전병이었던 사회초년생은 자동차보험에 처음 가입했을 때 ‘군 운전경력 인정’을 신청하는 게 좋다. 보험사들은 과거 자동차보험 가입 이력이 없는 사람은 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보험료를 최대 46% 더 받는다. 할증률은 이후 단계적으로 낮아져 3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군 운전경력을 인정받으면 할증이 줄어 1인당 약 13만원을 아낄 수 있다. 가입할 때 보험사에 군 운전경력을 확인해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이미 자동차보험에 들었지만 경력을 반영하진 못했다면 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자동차보험의 증권, 약관, 안내문 등을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받으면 500~2000원 안팎을 할인받을 수 있다. 나중에 종이에 인쇄된 서류를 다시 요청할 수 있고, 이때 할인받은 보험료는 반납해야 한다.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 기존에 가입한 업체에서 무조건 연장하지 말고 ‘견적 비교’를 하는 방법도 있다. 주요 보험사는 OK캐쉬백, 하나멤버스, L포인트 등의 스마트폰 앱에서 1년 내내 견적 비교 행사를 벌이고 있다. 보험료 계산만 해도 3000~1만 포인트를 주기 때문에 서너 곳만 참여해도 2만~3만 포인트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견적만 내고 가입은 안 해도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전을 많이 한다면 무조건 싼 곳만 찾기보다 업체 규모와 평판도 적절히 고려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났을 때 긴급출동 등을 지원하는 전국망은 업체별 격차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보험료는 왜 오른 거야?”

자동차보험료는 작년 1월(3~4%)과 6월(1~1.5%)에 이어 반 년 만에 추가 인상됐다. 업체들은 대규모 적자 탓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1조원대 영업손실을 봤다. 최저임금·정비수가 인상, 노동가동연한 상향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업체별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중)은 90~100%까지 치솟아 손익분기점(통상 78~80%)을 넘긴 지 오래다.

이런 와중에도 다이렉트 판매와 각종 할인 특약이 보편화되면서 가격 경쟁은 치열해졌다. 차 한 대에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2014년 61만7000원에서 2017년 69만7000원으로 올랐다가 2018년 67만7000원으로 처음 감소했다. 보험료 비교가 간편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로서는 각종 혜택을 가능한 한 활용하는 게 이득”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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