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였다. 기업은행 노조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영업실적이 부진한 자회사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은행 측은 "영업실적이 부진한 자회사에 부사장이 2명이나 있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보고받은 것일 뿐,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언급하거나 계획한 적은 없다"라고 부인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낙하산 인사 출근 저지 투쟁'에서 "윤 행장이 임금체계 개편과 자회사 구조조정을 의논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윤 행장이 직무별로 임금체계를 달리하는 '직무급제'와 실적이 좋지 않은 일부 자회사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이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회의에서 직무급제와 자회사 구조조정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한다"면서 "자진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직무급제는 직원과 노조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할 사항"이라며 "직원의 의사에 반해 추진할 계획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구조조정의 경우 업무 보고 과정에서 영업실적이 부진한 자회사에 부사장이 2명이 있는 필요성에 대한 내부 보고가 있었다"면서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전혀 언급하거나 계획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윤 행장은 선임 18일째인 이날도 본점 집무실로 출근하지 못했다. 노조가 '낙하산 행장' 반대를 외치며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해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기업은행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상급 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차기 집행부가 21일 선거를 마치고 동반 투쟁에 나설 경우 갈등은 증폭될 수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제1노총' 자리를 내준 한국노총 새 집행부가 조합원 확대를 위해 선명성 경쟁에 나설 수 있어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