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당 가격이 억대에 육박하는 수입차 SUV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브랜드는 사실상 전무했던 세그먼트여서 올해 제네시스 GV80을 시작으로 반격에 나설거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럭셔리 SUV는 1만9644대로 전년 1만7006대에 비해 15.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가 24만4780대로, 전년대비 6.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럭셔리 수입 SUV의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럭셔리 SUV 판매는 2014년 7237대에 비하면 5년 만에 2.7배로 뛰었다.
지난해 럭셔리 SUV 중에서 최다 판매 모델은 4345대가 팔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와 4155대가 판매된 아우디 Q7이었다. 두 모델의 점유율은 각각 22%와 21%로 합치면 총 43%에 달한다. 이어 BMW X5가 2205대,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2003대, 볼보 XC90이 1416대, 렉서스 RX 1305대 순이었다.
BMW X6도 971대로 1000대 가까이 팔렸고 레인지로버 스포츠 722대, 캐딜락 XT5 596대, 인피니티 QX60 293대 등도 세자릿수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그동안 럭셔리 SUV 세그먼트는 국산 브랜드 모델이 전무했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해부터 이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지난해 BMW X5가 2월, 아우디 Q7은 7월, 벤츠 GLE 9월, 볼보 XC90이 10월에 새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는 제네시스 최초의 SUV GV80이 국산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판매 첫해 목표를 2만4000대로 잡은 GV80은 그동안 대기하던 수요가 몰리면서 출시 첫 날에만 1만5000대 계약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에는 GV80보다 작은 차체의 SUV GV70 출시까지 예정돼 있어 럭셔리 세그먼트의 국산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GV80은 이번에 나온 디젤 모델 가격이 6580만원에서 출발하지만 옵션을 추가할 경우 최대 8000만원대로 올라선다. 벤츠 GLE 9030만원, BMW X5 1억20만원 보다 싸지만 8000만원선인 아우디 Q7과 볼보 XC90와는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수입 럭셔리 SUV와의 차별성은 물론 브랜드 가치와 성능 등 상품성에서 인정을 받아야 돌풍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UV 시장은 앞으로 럭셔리 중심으로 성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입차에 계속 럭셔리 세그먼트를 내주지 않으려면 GV80의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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