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미국과 유럽의 선진 모듈러(Modular) 업체 3곳을 동시에 인수했다. 그동안 신사업 발굴을 위해 전담팀까지 꾸렸던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 선진 모듈러 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군다나 국적이 다른 3개 업체를 한꺼번에 인수하기도 이례적이다. 모듈러 주택은 주택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유닛을 조립하는 주택이다. 일명 '레고 주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GS건설은 21일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위치한 목조(Wood)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 社 (Danwood S.A., 이하 단우드) 본사에서 허윤홍 신사업부문 사장, 야첵 스비츠키 EI 社(Enterprise Investor) 회장 및 야로스와프 유락 단우드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수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1800억원이다.
앞서 허 사장은 16일 영국 소재의 철골(Steel)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社 (Elements Europe Ltd., 이하 엘리먼츠)와 인수를 마무리했다. 미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인 S社도 주요 사항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다. 2월 중 본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개사의 인수 금액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GS건설은 이번 유럽과 미국 3개의 모듈러 전문회사 인수를 통해 해외 모듈러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각 전문회사의 강점과 기술,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 모듈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글로벌 강자로 도약할 방침이다.
모듈러 시장은 건설인력 확보가 어렵고 임금이 비싼 선진국 위주로 형성됐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및 환경 요건 강화로 모듈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운송의 어려움과 국가별 제도가 각기 달라 글로벌업체로 성장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하지만 GS건설이 이번 유럽 2개사와 미국 1개사 인수를 통해 해외 모듈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각 인수한 업체들의 시너지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시장에 미국과 유럽의 선진화된 기술 도입을 통해 고층 모듈러 시장과 저층 주거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이번에 GS건설이 인수한 폴란드의 단우드사는 목조 단독주택 전문으로 독일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매출 4위에 오른 강자다. 덴마크 감성을 가진 약 150여 가지의 설계와 제조공정의 자동화를 통해 확보한 원가 경쟁력이 강점이다. 주요 시장은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 등이며, 향후 스웨덴,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반도를 포함한 유럽 전역으로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영국의 엘리먼츠는, 영국 내 다수의 고층 모듈러 실적을 보유한 회사다. 코어(Core) 선행 및 모듈러를 활용한 공법으로 현재 21층 고급 레지던스(Croydon, London)를 시공 중이다. 2020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선진 모듈러 시장 위주로 형성되어 있는 모듈러 화장실도 생산하고 있다. 영국에서 매출 기준으로 모듈러 화장실 전문회사 가운데 3위에 올라있다.
미국의 S社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통한 설계, 원가, 시공 관리와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고층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 동부를 주요 시장으로 하고 있다. 현재 세계 최고층 모듈러 호텔을 시공 중이다. 2021년 완공 예정이다.
허윤홍 사장은 “이번 인수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GS건설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며 “인수업체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듈러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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