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에 세금이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통해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을 통해 거둬들인 돈으로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와 전문기관 설치·운영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해마다 버려지는 유기 동물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구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견주들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견주들의 반발에도 "선진국은 반려동물에 대한 세금을 통해 갈등과 비용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장기적으로는 보유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독일의 경우는 견종이나 지역에 따라 1년에 3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세금을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출연 등으로 이름을 알린 수의사 설채현 씨도 정부의 반려동물 보유세 검토 입장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설 씨는 2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반려동물 보유세를 도입하면 유기하는 동물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씨는 "자동차세를 5만 원 올린다고 차를 버리나"라며 "적어도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차보다는 생명을, 반려동물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씨는 보유세가 생기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며 "처음부터 책임감을 갖고 키우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설 씨는 "첫 번째로 세액이 부담되지 않는 금액이어야 하고 두 번째 전제 조건은 여기서 모이는 돈은 모두 반려동물이나 동물의 복지 시설에 투자가 된다고 하면 저는 도입 찬성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네티즌들은 "개한테도 세금 매기겠다는 멍멍이 같은 정부"라며 "이제 강아지 키우는지 파악하기 위해 정부에서 세대별 실사도 나오는 거냐"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기존 세금이나 아껴 쓰라"면서 "강아지 보유세 걷으면 그거 운영하려고 부서 신설하고 공무원 뽑을 거 아니냐. 반려견 등록하라고 난리치더니 결국 등록시키고 세금 걷으려는 수작이었나. 앞으로 누가 등록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유기견 키우던 분들은 졸지에 세금폭탄 맞는 건가" "이러다 공기세도 나오겠다. 세금 물 쓰듯 쓰더니 애꿎은 견주들한테 돈 뜯으려고 한다" "혼자 살면서 적적해서 강아지 키우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싱글세 걷겠다고 해 속을 뒤집더니 이번엔 강아지 보유세?" 등등의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견주 분들 다 같이 광화문으로 가서 세금 못 걷어 환장한 이 정부를 규탄하자"며 직접적인 행동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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