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의 영웅' 이국종 교수는 어쩌다 '이생망'을 외치게 됐나

입력 2020-01-21 13:35   수정 2020-01-21 13:40



"죽어도 한국에선 다시는 이거(외상센터) 안 할 겁니다. 이제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생은 완전히 망했어요."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장 교수가 20일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그간 여러 차례 외상센터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는데도 바뀌는 것이 없어 더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사의 표명에는 최근 드러난 아주대 병원장과의 갈등도 한 몫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21일 오전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특히 아주대병원에 대해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 교수는 "복지부부터 아주대병원까지 모두 다 새빨간 거짓말이다"라며 "이제 다 내려놓고 일반 교수로 학생들 가르칠 것이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이어 "같이 비행 나가다가 우리(외상센터) 간호사들 손가락 부러져나가고, 유산하고 그런다"며 "피눈물이 나지만 난 그들에게 조금만 있으라고, 1년만 참아라 이러면서 지금까지 끌고 왔다"며 열악한 근로 환경을 털어놓았다.

아주대병원과 갈등 요인으로 알려진 닥터헬기 소음 민원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민원을 핑계 댄다. 민원 몇 개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출마설 등에 대해선 "병원내 정치도 못하는 내가 무슨 정치냐"면서 "전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2011년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구출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면서 '아덴만의 영웅'이라 불렸으며 귀순시 몸에 대여섯군데 총상을 입은 오청성의 목숨을 구해낸 그에게서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자조섞인 농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듣게 될 줄은 몰랐던 국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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