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고 갈라진 대한민국의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조국 백서' 제작에 나섰으며 조 전 장관을 규탄하는 이들은 '침묵시위'까지 진행했다. 그리고 이들은 각각 서명운동을 통해 세 싸움에도 나선 모양새다.
21일 서울대 법학대학 총동창회 신년인사장 앞에서 조 전 장관을 규탄하는 침묵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30여 명 수준이었지만 이들과 의견을 함께한다고 서명한 이들은 700여 명에 달했다.
조 전 장관의 서울대 교수직 파면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역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시작된 조 전 장관의 서울대 교수직 파면 촉구 서명운동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1만 명을 돌파했다.
해당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 트루스포럼 측은 조 전 장관의 직위해제 및 파면이 이뤄질 때까지 서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이들은 백서 제작까지 나서며 지난해보다 더 격렬해진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민웅 경희대 교수와 방송인 김어준 씨를 주축으로 이뤄진 '조국백서추진위원회'는 조 전 장관 사태 당시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겠다며 백서 제작 후원금을 모집했다. 후원금은 홈페이지 개설 나흘만인 지난 11일 3억 원이 모였다. 추진위는 오는 3월에서 4월 사이 후원자에게 도서를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조 전 장관 옹호자들 역시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진짜뉴스' 측은 조 전 장관의 서울대 교수직 직위해제를 반대하며 지난 13일부터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해당 서명운동에는 약 5만여 명이 넘는 옹호자들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서초동을 달궜던 이슈는 조 전 장관으로 인해 갈라진 대한민국이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이 '태극기 부대'와 '조국기 부대'로 갈라졌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갈등은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일단락되는 듯한 모양새였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조국 구하기'에 나서면서 이러한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 사태를 거치면서 제도권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 전 장관 사태를 기점으로 발생된 제도권과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여기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며 "시민들이 자발적인 움직임의 나서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최근 이뤄진 검찰 인사가 시민 참여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면서 "이 또한 시스템의 부재라고 바라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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