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 매출 100조 시대 연 현대차…'정의선 혁신' 통했다

입력 2020-01-22 16:01   수정 2020-01-22 16:02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매출액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판매는 442만5528대로 전년에 비해 3.6%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9.3%, 영업이익은 52.1% 증가했다.

현대차의 연간 매출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매출 90조원을 돌파하고 4년 만에 100조원대 기록을 세웠다. 국내 기업으로는 2008년 삼성전자, 2018년 SK에 이어 세번째 성과다.

매출 100조원 돌파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북미 시장 인센티브 축소 등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원가혁신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2018년 말 출시한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싼타페,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SUV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영향이다. 현대차 SUV 판매 비중은 2018년 35.8%에서 지난해 40.5%로 증가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2023년까지 SUV 판매 비중을 67%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북미 시장에서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지속해서 줄였다. 기존에는 재고처리를 위해 노후 모델에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했지만, 이를 단계적으로 축소한 것. 지난해부터는 판매 차량도 대부분 신차로 교체돼 판매 건전성이 대폭 개선됐다. 여기에 원화 약세 등 긍정적 효과도 더해졌다.


현대차는 지난주 출시한 GV80과 아반떼, 투싼 등 볼륨 차종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로 판매 모멘텀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시장에서 73만2000대, 해외시장에서 384만4000대로 총 457만6000대를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서 현대차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중동·유럽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선진국 판매 부진이 심화되는 등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고급차와 친환경차 판매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기에 이에 발맞춘 신차 출시와 물량 운영으로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차량을 2019년 24종에서 2025년 44종으로 확대한다. 특히 올해는 투싼, 싼타페 등 주력 SUV 모델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 전동화·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신기술 역량을 강화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기로 했다.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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