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조국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 발급 논란을 두고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의 입장을 대신 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 비서관의 개인 입장을 전제로 했지만 ‘비열한 언론플레이’ ‘허접한 수사’ 등의 거친 표현을 공식브리핑을 통해 전하면서 이번 사안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2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아들은 실제로 인턴 활동을 했다"며 "검찰의 전형적 조작수사이자 비열한 언론플레이”라는 게 최 비서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문제 삼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2월 사이에 인턴 활동이 있었고 활동 확인서를 두 차례 발급했다. 실제 인턴 활동을 한 것"이라고 최 비서관이 반박했다고 했다. 이날 한 언론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최근 최강욱 비서관 기소 의견을 보고했음에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최 비서관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의 아들은 서면 작성 보조, 기록 정리, 영문 교열 및 번역, 재판방청, 사건기록 열람, 면담, 청소 등의 활동을 했고 이 내용이 확인서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최 비서관은 “검찰은 아무 근거 없이 ‘조 전 장관 아들이 인턴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만들어 냈다”며 “전형적인 검찰권의 남용”이라고 맞섰다.
최 비서관측은 참고인 신분으로 50페이지에 달하는 진술서를 제출했음에도 검찰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기소장에 실명을 넣을 수 있다고 사실상 협박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피의자라면 당연히 소환에 응해야겠지만 참고인은 출석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면서 검찰의 언론플레이 행태를 비판했다.
청와대는 “검찰이 이런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 결과가 너무도 허접해 혐의를 만들어내고, 여론 무마를 위해 허위 조작된 내용을 언론에 전파하는 것”이라는 최 비서관의 입장도 덧붙였다.
하지만 최 비서관이 청와대 근무하기 이전에 벌어진 사안과 관련해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나서 직접 해명을 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자칫 청와대가 직접 나서 검찰을 압박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 등의 입장은 국민소통수석실을 통해서 밝히는 것이 관례이고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사(조국 전 민정수석)과 관련한 사안이기 때문에 최 비서관 대신 직접 브리핑을 하게됐다”고 반박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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