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육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대입 역전현상'입니다. 대입 역전현상이란 대학에서 모집하는 신입생 정원보다 대학에 입학할 학생이 적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학생이 부족해서 원하는 모든 학생을 대학에 보내더라도 대학 정원이 남는다는 의미입니다.
학생이 줄어든다는 소식은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올해는 대입 역전현상이 처음으로 발생하는 해라 유독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읽다 보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기사에선 올해(2020학년도) 이미 대입 역전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하는 반면에, 어떤 기사에선 내년(2021학년도)부터 발생할 예정이라고 보도합니다. 무엇이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년에 고등학교 3학년인 학생들이 올해 3월에 대학에 입학하는 '2020학년도'가 대입 역전현상의 첫해입니다. 교육부가 지난해 고3 학생과 재수생 수, 대학 진학률 등을 종합 추산해 발표한 '대입 가능자원'은 2020학년도 기준 47만9376명으로 대학 입학정원(49만7218명·2018년 기준)을 처음으로 밑돌았습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정원 미달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질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왜 대입 역전현상의 시작 시기를 두고 혼동이 생긴 걸까요. 일각에서 '학년도'의 개념을 혼용해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학년도'라는 용어의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에서 보통 사용하는 '0000년'과 달리 입시업계에선 학년도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학년도는 그해 3월에 시작하는 새학기가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2020학년도 대입'이라는 말은 작년에 고3인 학생들이 올해 3월 대학 입학을 위해 치르는 입시를 말합니다. 대학 입학은 3월에 하지만 입학을 위한 수시나 정시 등 입시 일정은 전년도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학년도라는 말을 쓰곤 하죠.
다시 대입 역전현상으로 돌아오면, 보통 '올해부터 정원이 미달된다'고 불리다 보니 마치 올해 고3인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에 처음 역전될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올해'는 작년에 고3인 학생들이 올해 3월에 대학에 입학하는 2020학년도를 의미합니다.
이미 시작된 대입 역전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3월에 대학에 입학할 학생은 올해보다 5만8000여 명이나 적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가 지속적으로 심해졌기 때문이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전망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확한 학년도 개념을 사용하면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사회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입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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