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 정규직 보험설계사를 내세운 새로운 사업 구조를 통해 고객 신뢰성과 판매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GA로 분류되는 피플라이프와 리치앤코는 각각 '보험클리닉'과 '굿리치라운지'라는 고객 내방형 점포의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GA는 특정 보험사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곳이다. 모든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만큼 보험사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받으며 양적 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보험 시장 자체의 성장성 둔화, 모집 수수료 개편 등으로 GA의 성장 속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새로운 성장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피플라이프와 리치앤코는 고객 내방형 점포의 확대와 정규직 보험설계사라는 두 가지 카드를 뽑아들었다.
과거에는 보험설계사들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험에 수동적으로 가입하는 것을 넘어 점포를 직접 찾아 능동적으로 보험을 점검하려는 고객의 수요가 늘고 있다.
내방형 점포에 방문한 고객들은 전문 보험설계사와의 1대 1 맞춤 자문을 통해 기존에 가입한 보험에 중복된 보장은 없는지, 필요한 보장이 빠졌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정규직 보험설계사들은 신규 보험 가입 성과급(인센티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신규 보험 유치를 위해 무리하게 가입을 진행할 여지가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GA 입장에서도 회사 전체의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 GA가 채용한 정규직 보험설계사는 기본급 월 250만원에 4대 보험이 적용된다. 여기에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보험설계사의 정규직 채용은 기본 소득 보장과 직업 안정성으로 이른바 '철새 설계사'라 불리는 보험업계의 병폐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상품의 불완전판매 비율을 낮추고 계약 유지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승표 리치앤코 대표는 "고객에 보다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굿리치라운지의 모든 매니저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며 "정규직 매니저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 결과 매니저들의 업무 만족도는 물론 성과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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