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자율주행과 공유 서비스도 벤틀리 방식으로"

입력 2020-01-27 09:44  


 -번드 피츨러 벤틀리 아시아태평양 총괄 인터뷰
 -올해 신형 플라잉스퍼, V8 컨티넨탈 GT 출시
 -자율주행과 공유서비스도 벤틀리 방식으로 제공할 것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모터스가 설립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7년 연속 글로벌 판매 1만대 이상을 달성했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SUV 열풍은 세단 일색이었던 럭셔리카 부문 역시 피해가지 못했고, 이에 벤틀리가 지난 2015년 최초의 럭셔리 SUV인 벤테이가를 출시하자 이후 경쟁 브랜드는 너나할 것 없이 SUV를 선보이며 럭셔리카 부문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벤틀리의 미래 전략에 있어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영국 본사는 지난해 12월 중국 내 폭스바겐 브랜드에서 경험이 풍부한 번드 피츨러를 아태 총괄로 전격 임명했다. 오토타임즈가 아태 지역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그와 벤틀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대중 브랜드인 폭스바겐에서 커리어의 대부분을 보냈는데 같은 그룹이지만 어떻게 럭셔리 브랜드인 벤틀리로 옮기게 됐는가
 "(번드 피츨러 총괄)벤틀리는 자동차업계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스포티함과 퍼포먼스를 양립하고 있는 브랜드는 벤틀리가 유일하다. 오랜 기간 동안 자동차 업계에 종사했지만 이제서야 꿈을 이룬 것과 다름이 없다"
 
 -중국에서 경험이 많은데 럭셔리카 부문에 있어 한국과 중국 시장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아시아뿐 아니라 국가별 시장 특성이 모두 다르다. 국민 성향도 다르고 그에 따른 수요도 차이가 난다. 중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패션이나 명품 등에 관심이 높고 특히 한국이 아시아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 굉장히 관심이 높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한국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 테스트베드가 되는 시장으로 패션과 예술, 기술 등 모든 부문에서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벤틀리는 아시아를 이해하려면 한국을 이해해야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성공은 아시아 전체에서의 성공을 의미한다"

 -벤틀리에게 있어 아시아태평양 시장, 나아가 한국 시장은 어떤 위치에 있나
 "벤틀리는 글로벌 럭셔리카 부문 선두다.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럭셔리카 구매자 중 약 35%가 벤틀리를 탄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 아태에서 전체 실적중 10~15%를 창출했고 최근 판매가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본사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했다. 특히 한국은 아태에서 1/3의 볼륨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해 있으며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아태 총괄에 임명된 뒤 첫 출장이 한국인데 이러한 행보가 한국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지난해 북미와 유럽은 판매가 늘었고, 중국과 아시아태평양은 판매가 줄었는데 
 "중국와 아시아는 WLTP 등 인증과정에 대한 대처가 더뎠기 때문에 수요는 높았지만 공급이 늦어졌고 물량도 충분하지 못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기 때문에 물량의 적기 공급이 가능해 질것으로 보고 있으며 긍정적인 실적이 전망된다"

 -브랜드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플래그십 세단 '뮬산'이 단종됐다. 신형 플라잉스퍼는 언제 한국에서 만날 수 있나
 "뮬산 단종은 과감한 결정이었다. 이는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반영한 제품 전략의 재조정 차원이다. 벤틀리 10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일부 제품을 단종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종 제품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 제품에 그 DNA가 녹아든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앞으로 출시할 다양한 제품에 뮬산의 유전자가 녹아들 것이며 올 하반기 출시할 신형 플라잉스퍼가 뮬산의 역할을 대체 할 것이다. 신형은 역대 최고의 제품력을 확보한 만큼 한국에서도 분명히 성공할 것으로 자신한다"


 -전동화 계획에 대해
 "전동화 의지는 회사 차원에서 이미 표명한 바 있다. 2023년부터 모든 제품군에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탑재할 것이며 순수 전기차 역시 2025년부터 개발에 들어간다. 제품뿐 아니라 충전소 등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국가별 인프라를 예의주시하며 전동화 제품의 투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자율주행과 공유서비스 역시 자동차산업의 큰 화두다. 하이엔드 브랜드로서 벤틀리오너들이 이러한 기술이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낄까
 "자율주행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벤틀리 역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서 해당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으로 벤틀리의 대다수 오너들은 운전 자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이 가져다주는 재미 부문도 남겨둬야한다. 완전 또는 부분자율주행은 반드시 도입할 것이며 앞서 공개한 EXP100 GT 컨셉트가 이러한 브랜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벤틀리 오너들은 공유를 선호하지 않고 또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오너들이 대부분 해외 여행이 잦은 만큼 타 국가에서도 벤틀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우리는 추구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럭셔리 모빌리티'로 여기서 말하는 모빌리티는 일반적인 공유의 의미가 아닌 벤틀리 오너들이 세계 어디에서든지 벤틀리를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벤틀리 제품군은 폭스바겐그룹 내 다른 브랜드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그룹 내 유일의 럭셔리 브랜드로서 이러한 정책이 브랜드 이미지에 있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룹 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전략이 있을까 
 "플랫폼 공유는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다. 폭스바겐그룹이 글로벌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며, 때문에 플랫폼 공유는 필수다. 다른 브랜드와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벤틀리의 아이덴티티는 명확하다. 독보적인 디자인과 장인정신이 깃든 비스포크 서비스, W12 엔진 기술 등이 그룹내 브랜드들과 벤틀리의 차별성이다" 

 -폭스바겐그룹이 향후 폭스바겐과 아우디, 포르쉐를 그룹의 핵심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대대적인 계획을 발표했고, 비용 확보를 위해 벤틀리나 람보르기니를 매각하겠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룹 내에서 벤틀리의 향후 역할을 무엇일까
 "폭스바겐그룹은 12개 브랜드에 모두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성장시켜 나갈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벤틀리는 지난해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고 그룹 차원에서 벤틀리를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 측면에서 볼 때 벤틀리는 꼭 필요한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한국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SUV를 앞세워서 크게 판매가 늘었고, 벤틀리는 인증 문제 등으로 다소 주춤했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별도의 전략이 있는가?       
 "벤틀리가 럭셔리 부문에서 가장 먼저 SUV를 선보였고, 우리의 성공을 보고 경쟁사도 SUV를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예상했던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는 인증 문제 등이 있었고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모두 활용 못한 측면이 있었다. 올해부터 영국 본사는 한국 임포터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약속한 상태며 특히 영국 본사에서도 한국 인증 관련 전문가를 최근 채용해 관련 문제에 대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럭셔리카 부문 1등은 벤틀리라는 사실이 각인되는 한해가 될 것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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