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기대주(株)가 있다.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주옥 같은 작품이 이 회사의 대표작이다. 지난해에만 30편을 만들었는데 올해에는 글로벌 1위 OTT 사업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2편을 포함해 34편을 제작할 예정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지난해 제작 편수 감소로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보였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7년 코스닥 상장 후 또 한 번의 전성기가 돌아올 것 같다"라고 했고,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플랫폼이 다각화되면서 매출 대부분이 영업이익에 반영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기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닥시장에서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8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해 8월 6일(5만4000원)과 비교해 60.18% 오른 주가다. 올 들어서만 6.92% 오르며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확대와 연관이 깊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디즈니 플러스 등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쏟아지면서 국내 최대 콘텐츠 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수혜를 보는 구조다.
지난해 11월에는 넷플릭스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4.99%를 사들이기도 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더 넓은 시장을 향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라고 분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2년까지 최소 21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계약 맺었다.
올 초 5000명 규모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등 한한령 해제가 가시화된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7년 중국시장에 힘입어 연간 순이익이 238억원(2016년 81억원·전년 대비 193% 성장)을 거뒀지만 한한령 여파로 이후 2018년 358억원, 지난해 360억원(추정)의 순이익에 만족해야 했다. 중국 시장이 개방될 경우 압박을 받았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연구원은 "중국향 콘텐츠 판매가 재개되면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내 동시 방영이 가능해지면 회당 최대 4억~5억원 수준의 판매도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가 상반기 중 1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을 내놓는 증권사도 상당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스튜디오드래곤의 평균 목표주가는 10만2045원이다.
최재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을 용에 비유하면서 넷플릭스, 중국 시장을 만나 하늘로 승천(昇天)할 것이라 평가했다. 그는 "넷플리스가 스튜디오드래곤이라는 용에 여의주를 물려줬다"면서 "하늘로 승천할 일만 남았다. 중국 시장까지 열릴 경우 이익 증가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올해 코스닥 대장주로 추천한다"라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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